정몽구 회장 "역사에서 답을 찾아라"… 역사 의식 함양 주문, 이유는?
2013-10-31 10:59
- 역사 교육은 글로벌 경쟁에서 현대ㆍ기아차만의 무기가 될 것
- 채용과정 및 교육에도 역사 도입
- 채용과정 및 교육에도 역사 도입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자동차와 함께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와 역사를 적극 알려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으며 역사 교육을 통한 직원들이 투철한 역사 의식 함양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을 그리고 회사를,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며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있다”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확고한 역사관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 및 기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한 글로벌 인재만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일류 기업으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정 회장은 2013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우리에게는 그 어떤 위기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온 저력이 있다”며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곧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는 직원들의 역사 의식 함양을 위해 지난 9월부터 해외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 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History Concert)’란 이름의 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 콘서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뛰는 해외 접점 직원들이 역사를 공부하고 고민하며 스스로의 ‘역사관’을 확립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위상과 역할을 인식하는 출발점이고, 또한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갖추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역사 콘서트는 9월부터 12월까지 한국사 5회, 세계사 5회 등 총 10회로 구성돼 진행될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실용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대·기아차는 새롭게 채용할 인재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역사관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 대졸공채 (2014년 상반기 입사)의 채용시험 격인 인적성검사(HMAT)에서 ‘고려,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쓰시오’ 혹은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는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에세이를 쓰는 문제를 출제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가 아닌, 평소 국사, 세계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또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해 왔는지, 즉 응시자의 역사관과 역사적 통찰력을 묻는 문제였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올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해외 딜러 및 A/S 직원 5000여명, 해외 우수 고객 4000여명, 해외 기자단 및 오피니언 리더 1000여명 등 총 1만 여명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행사를 주관하는 직원들의 사전 역사 교육도 병행해 풍부한 역사 지식으로 방문객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국사에 대한 관심은 젊은 직원들에게 애국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현대ㆍ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