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GGGF>“거북선·한글의 한국, 창조경제 주도할 역량 충분”

2013-10-29 19:59
존 호킨스-유장희 좌담

아주경제 박재홍·이규진 기자 = 박근혜 정부의 경제 슬로건인 창조경제는 올 한 해 국내 경제계와 산업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다. 이 창조경제 개념을 창시한 영국의 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67)와 지난해부터 화두로 등장한 경제민주화의 핵심 개념인 동반성장 어젠다를 이끌고 있는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이 만났다.

29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5회 글로벌 그린성장포럼(2013 GGGF)'의 개막에 앞서 이뤄진 특별 대담에서 두 사람은 박근혜 정부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창조경제와 동반성장의 개념을 정리·발전시켰다.

이날 처음 대면한 두 사람은 첫 만남이 무색하게 서로의 의견에 공감과 관심을 표하며 각자의 생각을 가감없이 밝혔다.

유장희(이하 유): 반갑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영광입니다. 우선 제가 맡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가 하는 일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은 크게 성장한 반면 중소기업의 수익과 시장점유율은 좋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어떤 연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한국 기업은 해외수출 등의 분야에서 강한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는 봤습니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들이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중소기업들이 (국가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이죠. 그런 것들이 동반성장 위원회의 창립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 호킨스(이하 호킨스): 네 반갑습니다. 저는 우선 엔터테인먼트 업계, 타임워너에서 오랫동안 일해왔습니다. 그러다 15년 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차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성장이 이 둘로 모두 설명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이러한 것들을 예전에 인지하고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미국의 음악, 영화, TV, 게임 회사 등을 인수한 것이죠.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말하면 더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것들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하드웨어와 디바이스는 환경이 갖춰진 상태에서 여기에 더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것들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혁신은 개개인이 흥미있는 것들에 대해 열정을 가질 때 이뤄집니다. 아이팟 같은 제품이 바로 정확하게 그런 지점을 짚어낸 상품입니다. 혁신은 시장에서 가격이나 시장점유율 등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이뤄집니다. 한국은 혁신에 있어 매우 강한 국가이며 이를 더욱 개선시켜야 할 것으로 봅니다.

유: 맞습니다. 그렇다면 지식기반의 경제와 창조경제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호킨스: 지식기반 경제는 목적 지향적이고 객관적입니다.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지식기반 경제입니다. 실용적인 학문이 지식기반 경제라고 볼 수 있죠. 반면 창조경제는 주관적이다 디자인이나 콘텐츠, 엔터테인먼트가 그것입니다. 일부 지식이 결합한 아름다움 등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요. 개인적이면서 독립적이고 개개인의 흥미로운 분야와 연결돼 있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 그렇습니다. 지식기반 경제는 사실적이고 실용적이고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강조하죠. 한편 한국 경제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산업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또 한편으로 한국은 독특한 역사와 문화도 가지고 있습니다. 5000년의 역사 속에서 단군신화와 홍익인간 등이 그것인데, 특히 홍익인간이라는 모든 사람들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가치가 있었고, 조선왕조의 경우 사람들간의 협동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창조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호킨스: 협력은 창조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특히 아시아 문화에서 이런 점들이 강조되는데, 국가와 국가 간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때로는 이상하고 낯선 것도 다른 나라에서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화가 중요하다는 위원장님의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경제는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국가 간 문화의 차이는 이 같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정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역사적 사실에서 창조가 드러난다고 봤습니다. 예컨대 한글의 경우 유네스코에서 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가장 창조적인 문자이고, 또 금속활자 같은 경우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으며, 거북선이라는 잠수함 형태의 배를 처음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역사들을 바탕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이 창조경제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호킨스: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선택한 것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한국 경제 발전에 포함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유: 화제를 바꿔 지적재산권에 관련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최근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동반성장위원회의 경우 '기술임치제도'라는 것을 통해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술임치제도는 중소기업의 경우 특허신청이 받아들여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를 보호해주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러한 제도를 포함해 정부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호킨스: 공개된 아이디어는 사회 발전에 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이러한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목적은 공익적이 돼야 하고, 상업적 목표가 돼선 안될 것입니다.

유: 이런 측면에서 창조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호킨스: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은 (창조경제에) 필요합니다. 각종 금융 지원책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방안 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대기업과 제대로 협력할 수 있을 때 한국의 ITC 분야의 발전과 창조경제가 결합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서로 돕는 한국의 문화 배경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유럽이나 영미문화권의 경우 이미 혁신의 길이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에 한국의 경우는 특유의 문화 배경을 바탕으로 창조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런 의미에서 동반성장위원회(NCCP)가 창조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유: 네 감사합니다. 장시간 좋은 대화 나눌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호킨스: 네 저도 좋은 의견을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