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SA, 해저 케이블로 세계 전화ㆍ인터넷 정보 수집”
2013-10-28 15:12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해저 케이블을 이용해 전 세계 전화ㆍ인터넷 통신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은 28일 “NSA가 최소 3개의 프로그램들을 조합해 거의 전 세계의 전화ㆍ인터넷 통신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NSA에서 통신 정보 수집 업무에 관여한 미국인 6명을 인터뷰해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NSA는 ‘업스트림’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인근에서 주로 해저 광섬유 케이블의 정보를 직접 수집했다.
북미 지역에 기간 케이블이 집중돼 세계 각지로 이동하는 정보의 약 80%가 이 지역을 지난다는 것을 이용해 정보를 복제한 것.
신문은 “통신사업자의 협력을 얻어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얻는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과 업스트림을 결합해 통신 시간이나 상대방 등에 대한 정보인 ‘메타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엑스키스코어’(XKS, XKeyscore)라는 프로그램까지 동원하면 메일 내용과 사이트를 열람한 이력까지 수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2001년까지 NSA에서 분석관으로 일한 윌리엄 비니 씨는 “업스트림으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프리즘으로 보충한다”며 “그 정보로 감시 대상자의 범위를 좁힌 다음 XKS를 쓰면 (통신) 내용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에서 남쪽으로 약 40㎞ 거리에 있는 곳에 NSA가 건설하고 있는 유타 정보센터에 전 세계의 100년치 통신 자료를 저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의 일요판 신문 빌트 암 존탁은 27일(현지시간)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이 2010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도청 내용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도청을 중단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을 계속하도록 놔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성명에서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2010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포함한 해외 정보활동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하지 않았고 그 전후로도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이와 다른 주장을 하는 언론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이크 로저스(공화, 미시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NSA가 메르켈 총리 등 외국 정상과 민간인들의 통신 내용을 엿들었다는 폭로는 전혀 놀랍지 않다”며 “만약 미국 정보기관들이 국내ㆍ외에서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놀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