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에도 증권사, 계열사 채권인수 지속
2013-10-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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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동양 사태' 이후에도 증권사의 계열사 회사채 인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신용등급 'A' 이상의 투자적격등급에 속하는 채권이지만 자칫 한 곳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 사태 이후 이달에만 증권사가 계열사의 회사채를 인수한 경우는 총 6건에 이른다. 신용등급은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A- 이상이었다.
금융투자업규정이 개정돼 이날부터 증권사들은 계열사의 투자부적격등급(투기등급·BB+ 이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투자자에게 권유하거나 펀드·신탁에 편입할 수 없다.
투기등급이란 신용평가사가 채권 발행 기업의 원리금 상환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BB+ 이하 등급이 이에 해당된다.
현대상선 신용등급은 지난 2월 A에서 A-로 낮아졌으며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된 상태다. 반면 지난 22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2800억원에 달해 결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회사채 상환에 나섰고 이 가운데 일부를 현대증권이 받은 것이다.
HMC투자증권은 현대다이모스가 지난 10일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100억원 규모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현대건설 회사채 400억원을 떠안았다. 현대건설과 현대다이모스의 신용등급은 각각 A+, AA-로 높은 편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달 들어 ㈜한화와 한화갤러리아 회사채를 가각 100억원씩 인수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이뤄진 회사채 발행은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계열 증권사가 이를 인수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동양 사태에서 보듯이 그룹 내 금융회사 계열사 회사채나 CP를 무리하게 많이 인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열 증권사를 통해 회사채 물량을 소화하는 회사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자체가 어렵운 상황이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의 총 회사채 발행액(35조275억원) 중에서 A등급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22.6%에 불과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지난해까지 40% 안팎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말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와 올해 STX 및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터지면서 올해 20%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