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미래의 선택’ 이동건의 맞짱… 막 나가는 상사도 예쁠 때가 있다?

2013-10-23 16:28

'미래의 선택'[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직장에 이런 상사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동건을 상사로 둔 부하 직원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22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극본 홍진아·연출 권계홍)에서 김신(이동건)은 하루아침에 구조조정 대상자가 된 후배들을 위해 회사 대표 미란다(고두심)과 맞짱을 뜨는 모습이 그려졌다. 졸지에 윤은혜는 슬럼프를 겪고 있는 사회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김신의 강심장이 발휘된 이유는 겨우 메인 작가 현아(이미도)의 인정을 받고 막내 작가로 막 자리를 잡은 나미래(윤은혜)의 꿈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작가나 PD, AD 등은 미란다가 인건비 감축을 이유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간판 앵커인 김신을 찾아가 맞서 싸워 달라고 부탁했다. 이미 앵커 자리에서 밀려나면서 미란다에게 항의했던 전력이 있는 김신은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이젠 좀 살아야겠다”고 냉정하게 거절한 김신.

그러나 그는 퇴근길에 편집실에 앉아 자신의 첫 방송 엔딩 스크롤에 적힌 이름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나미래를 발견했다. 꼭 하고 싶었던 일이라며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기뻐하던 나미래의 모습을 떠오른 탓일까. 김신은 미란다와 맞짱을 뜨기로 결심했다.

김신은 이른 아침부터 스튜디오를 찾아와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인사와 격려를 건네며 구조조정을 합리화하려는 미란다에게 “공공의 전파로 좋은 물건을 만들어야 되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잘려서 어려울 것 같다“며 맞불을 놓았다. 또 그는 ”이참에 결정하지 않으면 방송사고도 감수하겠다“고 배짱을 놓았다. 이 모든 게 방송 시작 3분 전에 이뤄진 것.

방송 펑크도 불사하겠다는 김신의 모습에 미란다는 점점 굳어가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구조조정 모두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후배들을 위한 선배의 배짱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같은 김신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미 상사에게 찍힌 선배가 후배들의 고충을 위해 앞에 나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김신의 ‘용기’는 박수쳐줄 만하다. 까칠한 욕쟁이 아나운서 김신의 '예쁜 짓'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