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초등 영어교육, 쉽고 재미있게 시작하자 [최재호 소장]
2013-10-22 18:29
위버스마인드 뇌새김 교육연구소 최재호 소장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엄마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교육 커뮤니티에서도 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냈더니 처음에는 곧잘 따라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를 잃고 영어를 어려워하고 오히려 짜증도 부쩍 늘었다는 고민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아이들이 영어를 싫어하고 어려워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학부모들이 아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학습법을 선택하는 데 있다. 대부분 학부모들이 아이를 위한 사교육 기관을 선택할 때 화려한 프로그램과 강사, 주변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근거로 판단하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현재 실력에 맞는 학습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국 교과서나 신문기사를 교재로 사용하는 학원 수업은 다양한 유형의 문장을 익히고 미국문화를 간접 체험하며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그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영어학습을 막 시작하는 아이들이 본인의 실력보다 두세 단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교재를 공부하다 보면 영어에 재미를 붙이기도 전에 어느새 '영어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기 쉽다.
이 시기에 한 번 영어를 어렵게 느끼면 초등과정 내내 학년이 올라가도 영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부담스러워 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실제 초등학교 교실에는 다른 교과목 시간에는 발표도 잘하고 자신감이 넘치다가도 영어시간만 되면 주눅들어 있거나 입을 꾹 다물어버리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처음 배우는 과정에서 서툴고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데도 영어 유치원이나 선행학습을 통해 이미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해 단어를 잘못 발음하거나 원어민 선생님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마라톤 경기 초반에 전력을 다해 질주하면 잠시 앞서갈 수 있지만 결코 완주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초등 저학년 시기는 대학 입시까지 10년이 넘는 긴 레이스를 위한 워밍업 기간으로 여기며 영어를 '어려운 과목'이 아닌 또 하나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유치원이나 조기유학을 다녀오기도 하는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금 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내 아이의 실력에는 맞지 않는 사교육을 무턱대고 따라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놀이 형식을 접목해 영어와 친해지게 만들자. 이 과정에서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짧은 주기로 설정하여 자주 칭찬해주며 성취감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영어 자신감 기르기에 도움이 된다.
요즘 새로운 학습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교육용 태블릿을 활용한 스마트러닝도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좋은 방법이다. 태블릿 화면에 나타난 그림이나 애니메이션을 직접 터치하면서 공부하다 보면 책보다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처럼 아이의 현재 실력에 맞는 학습법으로 한 단계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