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규칙위반 대가는 2억4200만원
2013-10-20 22:03
한국오픈서 선두 달리다가 클럽으로 해저드 접촉…42년만의 대기록도 놓쳐
3라운드 후 기자실에 들어온 김형태 |
김형태는 이날 우정힐스CC의 시그너처홀인 13번홀(파3) 티샷이 그린앞 워터해저드 구역에 멈췄다. 그 구역은 물로 채워진 곳은 아니고 러프 가장자리였다. 샷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김형태는 먼저 경기위원에게 “해저드 표시 말뚝을 뽑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경기위원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해저드 표시 말뚝은 해저드 안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해저드내의 인공장애물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경우 뽑거나 제거해도 된다.
김형태는 해저드 표시 말뚝을 뽑은 후 연습스윙을 몇 차례 하면서 무심결에 그립을 헐렁하게 해버렸다. 왼손은 그립에서 떼었고 오른손 엄지와 인지로만 그립을 했다. 그 바람에 클럽은 아래로 처졌고 클럽헤드는 지면에 닿아버렸다.
해저드에서 스트로크하기 전에 클럽헤드가 지면이나 수면에 닿으면 2벌타가 부과된다(규칙 13-4b).
TV로 중계를 보던 외국선수가 경기위원회에 그 장면을 제보했고 위원회에서는 1시간30분가량 비디오 판독을 하고 논의를 한 끝에 김형태가 규칙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
17번홀까지 중간합계 5언더파로 1타차 선두였던 김형태는 18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경기위원으로부터 “13번홀에서 규칙위반을 해 2벌타가 부과됐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스코어는 졸지에 중간합계 3언더파가 돼버렸다. 순위도 공동 2위로 내려갔다.
김형태는 18번홀(파5)에서 파를 기록하고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친 후 경기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했다. 선수와 위원들은 현장 조사까지 벌였다. 김형태가 스코어카드에 사인하지 않고 판정에 수긍하지 않자 경기위원회에서는 자체 투표를 했다. 그 결과 5대3으로 김형태의 규칙위반이 인정돼 최종적으로 벌타를 부과했다. 김형태도 그제서야 판정을 인정하고 물러났다.
김형태는 최종일 해저드에서 한 차례의 실수로 실속과 명예를 잃고 말았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3억원이고 김형태가 속한 공동 2위(프로 4명)의 상금은 5800만원이다. 김형태는 부주의에 의한 규칙위반으로 2억4200만원을 날렸다. 그는 또 1971년 한장상 이후 42년만에 한국프로골프 ‘한 시즌 메이저대회 2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김형태는 지난 8월 K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올시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그랬듯이, 톱랭커라 해도 사소한 규칙위반으로 큰 타이틀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