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돌아보는 주관적 앞담화> '무한도전', 가요제 그리고 가요계

2013-10-18 18:56

<한 주를 돌아보는 주관적 앞담화>는 아주경제 연예부 기자들이 모여 한 주의 ‘핫’이슈에 대해 취재한 내용과 더불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나눈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차마 넣을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과감하게 담겠다는 취지로 기획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2011년 MBC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이후 2년만에 열리는 ‘임진각 가요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제공=MBC]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벌써 8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이가 스무살 성인이 된 어느 누군가는 MBC ‘무한도전’과 함께 성장했을 것이다. 추억과 함께 꽃피운 ‘무한도전’이 가요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송 8년만에 처음이라는 기자회견. 열띤 취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주경제의 귀요미(?) (이)예지 선배가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일산으로 향했다. 내심 ‘무한도전’ 멤버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러운 마음이 조금 들었으나 내 할 일도 산더미. 흑. ㅠㅠ.

역시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무한도전’ 가요제로 도배다. 보통 현장취재의 경우 3~5개 정도 기사를 쓰는데 우리 예지 선배, ‘무한도전’ 가요제로만 18개의 기사를 작성했다. 힘들지만 기자회견에서 받은 핑크색 무한도전 모자를 쓰며 밝게 웃어 보이는 선배다. 역시 우리부의 비타민 같은 존재!

권혁기 기자(이하 혁) : 예지야, 오늘 기자회견 어땠어?

이예지 기자(이하 예) : 선배, 사진 기자를 포함해서 100여 명 정도의 기자가 왔어요. 근데 ‘ 무한도전’ 첫 기자회견치고는 적게 온 것 같아요. 배우 백윤식과 전 애인 K기자 기자회견에는 150명이나 왔는데.

안선영(이하 영) : 다른 이슈들이 많았나? 일산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불리해서 그럴지도 몰라요.

혁 : 100명이면 많은 거야. 크크

국지은 기자(이하 국) : 저는 ‘무한도전’ 팬이라 은근히 부럽기도 했어요. 실제로 보고 느낀 멤버는 어땠어요. 선배?

예 : 역시 유재석은 정말 좋았어. 입장할 때부터 90도로 인사하고 친절하게 답해주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를 단번에 알겠더라고. 마지막에도 사인 요청하는 기자들한테 일일이 다 해주고 정말 매너남이더라.

영 : 저는 때론 너무 완벽해서 ‘저 모습이 가식이지 않을까’ 의심한 적도 있는데 정말 아닌가 봐요.

혁 :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도 있지 않았을까. 원래는 예의가 없었다는 얘기도 있었거든. 하지만 과거는 과거. 지금 훌륭한 성품이 놀랍지.

예 : 동의해요. 그런데도 유재석을 보면서 ‘저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눈에 띄게 유독 친절했거든요. 반면 박명수 아저씨는 유독 독했고. 크크.

혁 : 왜? 어땠길래?

예 : 방송 이미지 그대로라고 할까. ‘X소리 그만해’ ‘아 정말 짜증나’ 등등 거친 발언을 서슴없이 하더라고요. 방송이미지에 맞춰 개그한 거겠지만 듣다가 깜짝 놀랐어요.

혁 : 콘셉트가 굳혀진 케이스인가.

영 : 그런데 박명수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이 정말 좋다고 하더라고요. 엘리베이터에서 한번 본 사람한테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사실은 예의 바르다고 하더라고요.

예 :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여섯 명중에 정형돈이 제일 잘생겼더라. 훈남 스멜이 솔솔~. 개인적으로 유재석보다 정형돈이 잘 생겼다에 한 표!

국 : 의외인데요? 살 빠져서 얼굴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섯 명 중 1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정말 ‘깜놀’인데요?

예 : 나도 놀랐어. 정형돈이 훈훈할 줄이야. 하하는 아빠가 돼서 점잖아진 느낌이었고.

영 : 노홍철은 어땠어요?

예 : 얼굴이…. 정말 컸어. 크크. 그래도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키가 커서 멋진 느낌은 좀 들었어.

영 : 정준하는 TV에 나오는 것처럼 잘 삐친다고 하던데요? ‘무한도전’ 가요제 스태프인 지인한테 들었는데 동고동락하는 8년 동안 멤버들이 많이 싸우면서 지냈대요. 오해도 쌓이다가도 풀어지고 더 단단해지는 관계를 반복하면서 끈끈한 정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싸우는 과정에서 정준하가 많이 삐친다고….

국 : TV에서 멤버들이 ‘준하 형 잘 삐친다’고 하는 게 콘셉트가 아니라는 건가? 그래도 난 정준하 좋더라. 푸근하고 따뜻해 보여.

예 : 근데 그거 알아? 우리 길 이야기 안 하고 있던 거?

영 : 여기서도 존재감 상실인가…크크.

혁 : 근데 ‘무한도전’ 가요제가 가요계를 침범한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잖아. 어떻게 생각해?

예 : 그렇지 않아도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이 나왔어요. ‘가수들의 영역 침범하는 거 아니냐’고 하니까 유재석이 사과하더라고요.

국 : 근데 저는 이게 사과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혁 : 확실히 침범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어찌 됐든 음원을 발표하고 차트를 장악하는 상황이라던가 다른 가수들이 동시기에 발매하지 않으려 하는 기피현상이 생기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지.

예 :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하지만 시청률 상승 등 효과를 보는 것이 분명히 있을 거 아니에요.

국 : 맞아요. 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뭔가를 노리고 음원을 발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요제라는 틀 안에서 음악을 만들고 이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원을 발매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잖아요. 수용자의 선택은 자유의지기 때문에 '무한도전'만 탓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영 : 가요계에서 불만을 토로한다고 하지만 숨어있는 실력파 가수들을 발굴한다는 건 선기능 역할을 확실히 한다고 생각해요.

예 : 장미여관이나 십센치 등이 새롭게 재조명됐죠. 장르의 편협 없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초빙하는 건 참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혁 : 맞아. 다양한 음악들이 유머라는 코드와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에서 빛나는 거니까.

국 : ‘무한도전’ 가요제 기대되기는 해요. 전 개인적으로 박명수-프라이머리 팀이 기대됩니다.

예 : 그래? 난 보아! 크크.

‘무한도전’ 가요제가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겠지만 한동안 음악 플레이 목록에 멤버들 이름이 꽤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온전히 멤버들이 모든걸 만들었던 1회 가요제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