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생계형 민원 적극 해결…“73세 노모 빚 탕감”
2013-10-10 15:24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1 병든 딸과 손녀를 부양하고 있는 73세 할머니는 지난 2002년 받은 대출금이 1100만원까지 연체됐다. 그는 폐지를 팔아 매달 2~3만원씩 7년 간 갚아나갔지만 변제금은 133만원으로 대출금에 턱없이 부족했다. 금감원은 그가 고령임에도 폐지를 모아 성실히 갚은 점을 고려해 남은 빚을 모두 감면했다.
#2 기초생활수급자인 52세 암환자 여성은 75세 고령 모노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비로 본인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쓰고 있다. 이 와중에 남동생의 2100만원 규모 보증채무를 매월 2만원씩 지난 2006년부터 총 3백만원 갚아나가고 있다. 그는 노모 생전에 남동생 빚을 정리하는 게 소원이다. 금감원은 그의 투병생활과 가계여건, 남동생 보증채무를 성실히 갚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대출원금 72만원은 3개월씩 2년 내 나눠갚고 나머지 빚은 모두 감면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소비자단체와 함께 4개 시중은행(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민원 현장조사에 나가 해결한 주요 민원 사례다.
이처럼 금융감독원이 향후 생계형 민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금감원이 이번 실시한 은행 현장조사를 통해 총 20건 생계형 금융민원을 조사했고 9명의 민원인을 직접 상담했다. 민원 20건 가운데 14건은 현장에서 해결했다.
해결된 민원은 채무(원리금) 조정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리 및 수수료(4건), 개인회생 지원(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현장조사 기간 동안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비롯해 주요 금감원 임원이 일일 현장조사원으로 참여해 은행 경영진과의 면담을 실시했다. 이들은 중소서민, 취약계측 등 사회적 약자의 금융애로 해소에 은행이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현장조사를 4분기 보험사와 카드사로 확대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