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결정을 그대로 수용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애플의 수입금지 결정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했던 만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항고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ITC의 삼성전자 제품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ITC는 지난 8월 9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갤럭시S2·갤럭시탭 등의 제품이 애플의 상용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결정이 내려진 이후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결국 ITC 판정을 수용키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8월 애플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비자와 공정 경쟁에 미칠 영향과 각 기관의 조언, 이해 당사자의 주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수입금지 조처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의회도 애플에 대한 수입금지가 임박했을 때 USTR에 서한을 보내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것과 달리 이번 삼성전자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에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백악관은 이번 결정으로 애플에 줬던 혜택을 삼성에는 주지 않은 셈이 됐다”며 “한국은 이를 미국 정부가 편들기를 한다는 증거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도 공식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 제품 수입금지에 거부권을 행사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의 과거 기사를 링크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성명을 통해 “우리 제품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조치가 받아들여진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시장에서의 경쟁과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이와 관련해 항고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