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수백향' 서우의 과도한 표정연기, 시청자는 불편해

2013-10-01 10:37

수백향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수백향'이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첫 방송분에서 설난(서현진)과 설희(서우)는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목숨을 위협하는 모습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서우의 과도한 표정 연기로 시작부터 시청자들에게 부담감을 안겼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MBC 새 일일사극 '제왕의 꽃, 수백향'(극본 황진영·연출 이상엽)에서는 백제의 역적이 된 설희와 절망에 빠진 설란이 대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피묻은 얼굴로 난을 보살피고 있는 설희는 "주인을 잘 만나야돼. 어울리지 않는 곳에 가면 물도 바람도 들이지 않고 죽을지언정 절대 꽃을 피우지 않는다"고 말하며 서현진을 향해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언니 설난이 설희에게 칼을 겨누며 목숨을 위협했지만 설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네가 감히 백제의 공주 수백향을 해하려 하느냐"고 분노했다.

설난의 칼이 계속 자신을 향해 있자 자리에서 일어선 설희는 "언니는 내가 감기라도 걸리면 몸살을 앓던 사람이다. 내 몸에 절대 칼을 못댄다"며 나지막히 말해 섬뜩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설난의 공주 신분을 빼앗으려는 설희 역의 서우는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며 표정 연기를 이어갔지만 그동안 지적받아온 과도한 눈빛 연기가 또 다시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서우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눈이 커 귀여운 아이같은 매력과 악인의 상반된 매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때문에 드라마 '탐나는 도다'에서 엉뚱 발랄한 탐라 해녀 장버진 역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상큼한 매력 대신 드라마 '욕망의 불꽃', '유리 가면', '신데렐라 언니' 등에 출연하면서 주로 악역을 맡았다. 이 때부터 서우는 과도한 표정연기와 말투로 논란이 됐다. 어색한 눈 연기로 이미 수차례 논란이 불거졌지만 서우는 매번 비슷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도 문제다. 지난달 27일 열린 '수백향' 제작발표회에서 서우는 "말투가 일반적인 연기자들과 다르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현대극보다 절제된 연기가 필요한 정통 사극에서 그게 들킬까봐 걱정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현대극에 어울릴 법한 발성과 말투로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서우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서현진과 대립하는 악역으로 등장해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우려가 앞선다. '수백향'이 '구암 허준'의 뒤를 이어 일일사극 자리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