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산 설비장치 조달 시급"
2013-09-26 17:21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일본 국내 공장 증설뿐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 수주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메리트와 안정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기업으로부터의 설비 장치 조달이 시급하다." 최근 설비 장치 조달을 위해 방한을 추진 중인 일본 글로벌 기업들의 조달 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호소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일본 국내 협력사들에게만 국한됐던 설비 장치의 조달처로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는 애기다.
코트라는 지난 7월부터 일본 관서지역의 글로벌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과 이에 따른 해외조달수요를 적극 발굴, 우리기업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일본 글로벌기업 6개사의 해외 설비조달 안건을 이미 접수 해놓은 상태이다.
선박용 설비장치 조달을 추진 중인 가와사키 중공업도 한국기업들의 견적을 받아놓고, 최종 검토를 위해 이번 달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채석 플랜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쿠리모토도 프로젝트에 필요한 설비 조달을 위해 다음달 7일 방한을 확정하고 국내기업 12개사에 견적을 의뢰한 상태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한국 기업의 조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경쟁력 있는 가격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AS 및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경험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다.
우리기업들의 반응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설비장치는 단순 부품의 조달과 달리 금액도 크고, 한번 거래가 시작되면 AS, 추가설비 투자 등 2차,3차 연쇄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K社와 약 80억원 상당의 설비투자를 추진 중인 국내 기업의 경우도 첫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소 마진을 낮추더라도 일본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견적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일본 재무성이 2일 발표한 2013년 2분기(4~6월)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전 분기보다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분기만의 증가로 일본 경제의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드디어 살아나고 있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7월 일본은행(BOJ)이 발표한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도 2011년 9월 이래 처음으로 플러스로 나타났으며, 동경상공 리서치가 발표한 8월달 일본전국 기업 도산건수도 전년 동월 대비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지난 9월7일 결정된 도쿄올림픽의 경제효과가 3조엔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트라는 2011년부터 전세계의 글로벌 기업들과의 조달, R&D, 인재교류 등을 복합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파트너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기업과 협력하고 있어, 동 사업의 주된 거점이기도 하다. 코트라 최장성 오사카 무역관장은 “오사카를 중심으로한 관서지역은 최근 개인소비가 살아나며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7%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설비투자와 관련된 조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