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CMA 수익률 인상…"동양 고객 잡기 아니다" 강변
2013-09-26 18:07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동양그룹 사태로 동양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3조원 가량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CMA 수익률을 2년 만에 인상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증권 이탈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동양그룹 사태 이후 증권업계에 지나친 고객 유치 경쟁을 삼가해줄 것을 주문해 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머니마켓랩(MMW)형 CMA 수익률(개인)을 2.48% 수준에서 2.53%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첫 인상이다.
CMA는 하루만 맡겨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이다. MMW형 CMA는 주로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우량 금융사의 예금, 예수금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특히 MMW형 CMA 수익률은 증권금융에서 제시한 MMW 금리를 기초로 산정된다. 증권사는 이 금리를 기초로 회사 마진을 뺀 뒤 고객에게 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이다. 증금에서 최근 제시한 금리는 2.43% 수준이다. 시중금리 영향을 받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와 달리 증권사가 임의대로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CMA 수익률을 올리지 못했다. 4개월째 기준금리가 2.5%로 동결돼서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지난 2011년 6월 CMA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기준금리가 3.25%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인상됐기 때문이다.
또 최근 증권사 실적 악화까지 겹치며 CMA 수익률을 낮추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012년부터 12차례 MMW형 CMA 수익률을 낮춰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2.53% 수익률은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실상 마진없이 고객들에게 CMA를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도 일종의 특판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른 증권사도 고객 유치 차원에서 CMA 수익률을 인상을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고객 유치 마케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RP형 CMA 한도가 없어 법인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개인 RP형 CMA자금을 MMA형 CMA로 옮기기 위한 과정에서 수익률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은 전일에도 증권업계에 동양그룹 이탈 고객에 대한 유치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동양증권 고객을 타 증권사 직원이 유치하려는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는 루머가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