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기획재정부 장·차관 관사, 타부처보다 훨씬 커”

2013-09-21 11:14
공정위·기재부·농림부·환경부·국토부·해수부는 부처에서 관리비 대납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정부부처들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장·차관의 거주를 위해 마련한 관사를 관련 규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 장차관의 관사가 가장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받은 ‘세종시 이전 부처 관사 운영현황’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7개 부처 장.차관에게 제공된 관사(아파트)는 총 18곳으로 나타났다.

관사의 크기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최저 102㎡(약30평)에서 최고 150㎡(약45평), 임차료는 2천만원부터 2억 7000만원까지 총 33억원의 예산이 지출됐다.

기획재정부 현오석 장관은 관사면적 150㎡(약45평)로 가장 넓은 관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기획재정부 추경호 제1차관과 이석준 제2차관이 133㎡(약40평)으로 타 장관들보다도 넓은 관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에 주민등록을 옮기고 거주하는 고위공직자는 환경부 윤성균 장관과 정영만 차관, 윤진숙 장관, 홍윤식 국무1차장 네 명뿐이며, 가족과 함께 이사한 장·차관은 없었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
특히 김 의원이 공개한 국무조정실 자료에 따르면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부처(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에서는 관사 임차료 외에 매달 사용하는 관사(아파트) 관리비를 부처에서 대납해 올해에만 1,750만원이 부적절하게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세종시 관사를 처음 운영하다보니 관사관리규정이나 운영지침이 따로 없다. 관사를 정부예산으로 임대했으니 관리비도 정부예산에서 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판단에서 관리비 예산을 집행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기존에 관사를 운영하고 있는 법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관사 관리비(전기료, 수도료, 난방비, 방송료, 통신이용료)를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각 부처에 강요하는 기획재정부 장.차관들이 오히려 다른 부처에 비해 24%이상 넓고, 25%이상 비싼 호화 관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 차관이 타 부처 장관들보다도 넓은 평수의 관사를 사용한다는 것은 기획재정부 스스로 슈퍼 갑임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지적하며“예산 부처인 기획재정부부터 타 부처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현재 관사 운영 일지도 작성하지 않고 있다며, “관사 관리 대장을 마련해 관사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 하고, 관사 운영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