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이터와 사일런트이글의 '이상한' 광고전쟁
2013-09-10 21:42
아주경제 정순영 기자=차기 전투기 사업 결정을 앞두고 최근 입찰 참여업체 간 광고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6일 일부 언론 지면에 차기 전투기 사업 입찰사 중 하나인 EADS의 유로파이터 기종 홍보 광고가 실린 것이다.
유로파이터 측은 '한국형 전투기 개발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카피를 시작으로 자칭 이미지 광고를 등장시켰다.
광고를 통해 EADS는 '유로파이터는 실전에 검증된 현존 세계 최강의 전투기이며 한국이 구매할 경우 9만개의 일자리와 60조원의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창조경제가 일어난다'고 홍보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로파이터 구매와 아직 구체적인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창조경제가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다.
유로파이터 측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개최를 얼마 앞두고 지면광고를 한 것은 전투기 최종 선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선정이 유력시되고 있는 보잉의 사일런트이글이 성능 문제와 함께 노후기종 여론에 휩싸이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8월 29일 EADS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유로파이터에 대한 보도내용들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유로파이터 측 관계자는 방추위에서 보잉이 탈락해 사업이 원점 재검토된다면 이번 입찰에서 문제가 됐던 복좌기 대수를 충족시킬 의향이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유로파이터 측이 이렇듯 막판 경쟁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자 보잉도 다급해졌다.
보잉사 측도 언론 광고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잉사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유로파이터의 대응에 보잉사도 자극을 받은 것 같다"며 "현재 1억원가량의 예산을 잡아놓고 신문광고를 진행할지 검토했다"고 10일 밝혔다.
보잉의 사일런트이글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노후기종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유로파이터의 추월을 견제하기 위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유로파이터의 이러한 감정적 대응은 자칫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종 결정을 앞두고 입찰사 간 광고 경쟁이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