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흥국증권, 파생상품 업무인가 반납…국내 최초

2013-09-10 17:29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불황으로 증권업계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흥국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파생상품 업무를 자진 반납했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흥국증권은 금융투자업무 가운데 주권기초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중개업을 폐지한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장내파생상품이란 선물, 옵션, 주식워런트증권 등을 말한다. <관련기사 3면>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금융투자업 일부 자진 폐지는 지난 2007년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이후 국내 중권사에서 첫 사례”라고 말했다.

흥국증권의 업무 일부 폐지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폐지 예정일은 이달 30일이다.

흥국증권은 “장기간 고객 요청이 없어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중개업은) 실질적으로 중단된 업무여서 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타 업무에 보다 집중해 투자자보호 강화 및 서비스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은 수년째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업계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올 회계연도 1분기(4~6월) 62개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11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3.3% 급감했다. 62개 증권사 가운데 21개사가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규모는 131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는 10여개의 증권사가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이들 증권사 가운데 애플투자증권은 창립 5년 만에 자진청산을 결정했다. 애플투자증권은 수년 째 적자 상태가 지속됐었다.

반면 흥국증국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기준 영업수익은 450억원, 영업이익은 77억원, 당기순이익은 57억을 거뒀다.

이에 따라 향후 증권사들의 미수익업무 인가 반납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영업활력 제고방안 중 하나로 '영위하지 않는 업무를 점검하고 자진 폐지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