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야외활동·벌초 시 말벌 조심하세요

2013-08-28 12:53

군포소방서 재난안전과 소방령 이현

(사진제공=군포소방서 재난안전과 소방령 이현)
7월 기나긴 장마와 8월 무더위로 몸살을 앓았던 이번 여름도 그 절정을 지나고 시나브로 가을이 오고 있다. 오랜만의 5일 휴일인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고향땅을 밟을 준비에 기쁨과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지만 고향에 가기 전, 그리고 등산 등 야외활동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학교와 주택가 등 장소를 불문하고 시민들이 ‘말벌’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장마기간 움츠렸던 말벌이 최근 무더위에 왕성하게 번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벌집이 순식간에 불어난 것도 있지만, 특히 지구온난화로 벌 발육 속도가 빨라지고 개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군포소방서의 지난해 벌집제거 구조 활동을 살펴보면 8월에서 9월 두 달 동안 366건으로 하루 평균 6건에 달했으며, 이는 2011년(179건) 대비 104%가 증가하였고, 올 여름도 벌 관련 신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장소 또한 농촌과 도심을 구분하지 않고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벌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말벌은 공격성과 독성이 강해 특히 말벌의 경우 한 번에 쏘는 독의 양이 일반 벌의 무려 15배에 달하는데다 계속해서 침을 쏠 수 있어 공격을 받으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벌집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산행 및 야외활동 시에는 향수나 스프레이 등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과 밝은색 계통의 옷을 피하는 것이 말벌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말벌은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가장 기승을 부리는데 벌집을 발견했을 때 장대로 건드리거나 불을 붙여 제거하려다 화재와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으며, 만약 벌집을 건드렸다면 달아나는 게 최선책이다. 벌의 비행속도는 시속 40~50㎞로 사람보다 빠르지만 벌집에서 달아나는 사람을 계속 추격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또한 간혹 납작 엎드리면 된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말벌의 경우 도리어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는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겨 허리끈이나 꽉 조이는 옷을 풀고 필요시 인공호흡 등을 실시한다. 벌침 제거 시에는 손톱이나 핀셋보다는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밀어 침을 빼내야 하고 침을 빼낸 후에는 비눗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만약 환자에게 쇼크가 일어난 경우 평평한 곳에 누이고 옷의 단추나 소매 등을 풀러 호흡을 편하게 해준 뒤 119에 신고해 전문의의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이렇게 등산, 벌초 등 야외활동 시의 벌 쏘임 사고도 예방수칙과, 응급조치요령을 사전에 숙지한다면, 최악의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이며, 야외활동 시에는 항상 동료와 함께하는 습관을 길러 올해는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