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역대 최악 맞나?…생산 차질 '눈덩이' 부품업계 '도미노 위기'

2013-08-27 17:37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사상 최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물론 중소 협력업체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올해 임단협을 둘러싸고 현대차가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1·2차 협력사는 물론 자동차 부품업계까지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나흘만에 열린 교섭은 또 결렬.

이로써 노조의 파업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 차질 대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예년처럼 전면 파업으로 이어져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 협력업체와 부품업체가 먼저 도산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후 현대차 노조의 부분 파업과 주말특근 거부 등으로 1만9000여대, 40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이미 발생했다. 올 상반기 있었던 주말특근 거부로 인한 1조7000억원을 포함하면 생산차질액은 2조1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26년간 총 22차에 걸쳐 파업을 진행했다. 누적파업 일수는 382일, 이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손실은 13조3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전면파업에 들어가면 하루 7100여대의 생산차질(약 1500억원)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 파업에 따른 협력 부품업체들의 하루 납품차질액은 795억원에 달한다. 실제로 올해 파업과 주말특근, 잔업거부로 인한 협력 부품업체의 납품차질액은 1조700억원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는 아직 어려워보이는 게 사실이다. 노조는 여전히 180개에 달하는 조항을 계속 요구하고 있고, 현대차측도 무작정 끌려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노조는 “노동조합은 일괄제시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일부 의견 접근 외 상당수 현행 유지 입장을 밝혔다”며 “회사 측의 제시안에 대단히 실망스럽고, 이에 조합원들의 분노를 모아 더 큰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가 무려 180개 조항에 이르는 요구안을 계속 고집하고 있어 협상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사가 함께 핵심쟁점을 줄여나가는 지혜와 노력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교섭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올 초 제시했던 글로벌 목표량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의 올 상반기 해외 수출물량은 노조의 특근거부 등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나 줄어든 상태다.

현대차의 올해 생산 목표는 466만대(국내공장 185만대, 해외공장 281만대). 8월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부족분이 추가될 경우 국내 생산량은 더 줄어든다. 이렇게 될 경우 생산량 감소→수출 감소→재고 부족→판매 하락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예상된다. 현대차가 수출 물량에 차질을 빚을 경우 향후 국제적인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대차 노조의 반복되는 파업에 대해 세계 주요 외신들의 우려 섞인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현대차의 파업 소식을 연일 전하며 잦은 파업으로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언론은 높은 인건비와 과잉 복지로 제조업이 몰락하면서 최근 파산신청을 한 미국 디트로이트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현대차의 파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