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쟁이' 상장사 속출…대출이 자기자본의 5배?
2013-08-27 09:14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대출원금을 비롯해 이자마저 갚지 못하는 ‘빚쟁이’ 상장사들이 속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종목 중 일부는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최소한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해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사채 원리금 미지급과 대출금 연체발생 사실을 공시한 상장사는 코스닥시장 7개사, 유가증권시장 5개사로 총 12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인 오성엘에스티는 지난달에만 사채 원리금 미지급과 대출 원리금 연체 사실이 5차례나 발생했다. 총 빚 원금만 1823억원으로 이는 자기 자본의 535%에 달한다.
같은달 8일에도 685억원 규모의 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해 오성엘에스티는 결국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에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는 오성엘에스티 재무개선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오는 10월 18일까지 채권행사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11일 오성엘에스티는 우리은행, 산업은행, 외환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대출금 466억원과 이자 1억2800만원에 대한 연체가 발생했으며 사채 원리금 27억에 대한 미지급도 발생했다.
이외에도 기륭E&E가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국민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40억원과 이자 5500만원에 대한 연체 사실을 공시했으며, 유비프리시젼도 지난 4월과 6월에 16억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갚지 못했다.
이어 코스닥시장에서 와이즈파워, 위다스, 승화프리텍 등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웅진에너지, STX중공업, STX엔진, 금호산업 등이 사채 및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을 연체했다.
이들 기업 중 위다스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특별한 문제 없이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와이즈파워, 기륭E&E, 유비프리시젼 등 일부 종목은 투자주의 환기종목이나 관리종목에 해당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대출 원리금 연체가 발생할 수 있어 이들 상장사 모두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이자를 연체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만큼 신뢰가 무너진 것으로 보여 투자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