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감정가, 6년 만에 4억원 아래로 하락
2013-08-26 09:57
감정가 대비 평균 근저당 설정액 비율 112%<br/>채권자 미회수금 증대 가능성도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올해 부동산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수도권 소재 아파트의 평균 감정가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에 4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아파트값이 하락해 감정가도 하락세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2000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경매장에 나온 서울·수도권 소재 아파트 신건 13만6885개를 연도별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올해 신건 7981개의 평균 감정가가 3억8057만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3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1억원대 수준을 유지했던 서울·수도권 아파트 평균 감정가는 집값 상승기였던 2007~2008년을 지나면서 4억원 대로 올랐다. 잠시 경기가 반짝했던 2011년에는 평균 감정가가 4억7719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균 감정가가 4억1911만원으로 전년 대비 6000만원 가까이 떨어졌고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 4000만원 가까이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평균 감정가가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채권자들의 아파트 담보대출 미회수금이 증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평균 감정가 대비 평균 근저당 설정액 비율은 올해 112%에 달했다. 은행이 경매에 나온 아파트를 담보로 빌려준 돈이 감정가보다 12% 더 많다는 의미다.
이 비율은 2009년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0년 115%, 2011년 82%로 점차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2012년 들어 26%포인트 급증한 108%를 기록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이번 조사결과의 의미는 올해 경매장에 나온 수도권 아파트의 담보대출 상황이 예년에 비해 좋거나 나쁘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현 시점에서 경매를 통한 채권자들의 자금회수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