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원전 중단…한수원 사장 不在 언제까지?

2013-08-22 14:58
- 21일 한빛 원전 6호기 돌발정지...전력수급 초비상<br/>- 현재까지 가동 중단 원전 총 6기...한수원 사장 공백 우려<br/>- 한수원, 오는 23~28일까지 신임 사장 재공모...한수원의 개혁 이끌 인물 물색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의 한빛 원전 6호기가 갑작스레 돌발정지하면서 온 국민이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21일 100만㎾급 발전기인 한빛 6호기가 정지되면서 7800만㎾ 안팎의 공급능력은 순식간에 7700만㎾ 아래로 떨어지면서 예비전력 350만㎾마저 붕괴됐다. 이튿날인 22일에도 상황은 여의치 않아 오후 들어 예비전력이 350만㎾ 아래로 뚝 떨어지는 등 전력수급경보 2단계인 ‘관심’이 이틀 연속 발령됐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불구하고, 허리띠를 졸라 전력 모으기에 동참해 온 국민들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한수원의 납품비리에 또 한번 전력수급에 발목이 잡혀 블랙아웃(정전대란)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빛 6호기는 지난해 납품비리가 적발돼 가동이 정지됐다 올해 1월 발전을 재개했다. 하지만 원자로 냉각재펌프가 중단되면서 8개월만에 다시 멈춰섰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불량부품 교체에 들어간 원전 4기(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의 정상 가동도 내년 4~5월로 늦춰질 전망이다. 납품업체인 LS전선이 수사를 받고 있어 부품 공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 원전 23기 가운데 6기가 가동이 멈춰 서게 돼, 전체 설비 용량의 4분의1 이상이 발전을 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전체 원전 설비용량은 2071만㎾로 이 가운데 25.4%(526만6000㎾)는 발전 가동이 어렵게 된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빛 6호기는 고장난 부분을 복구해 재가동 승인을 받더라도 다시 출력을 내기까지 최소 4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발전기 1대라도 추가로 가동을 멈출 경우 전력수급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 같은 비상사태에 불구하고, 전력시설을 관리하고 내부기강을 단속할 수장이 두 달째 공석이라는 점이다. 한수원은 지난 6월 초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의 책임을 물어 김균섭 사장을 면직한 이후, 사흘간 공모를 실시해 전직 관료와 한국전력공사 등 전력 유관기관 출신 등 15명 안팎의 지원자를 받았다.

하지만 '관치 인사' 논란이 일자 청와대의 입김으로 공모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그 결과 지난 8일 전력거래소에서 윤상직 장관 주재하에 열린 ‘긴급 전력수급 대책회의’에서도 정작 필요한 한수원 사장의 자리는 비어있는 넌센스를 연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전력기관장이 공석인데 전력난에 대한 대책마련이 무슨 소용”이라며 “전력기관장 인선이 늦어짐에 따라 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21일부터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장을 재공모한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대로 한수원의 각종 부조리를 뿌리뽑고 조직의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인물을 뽑게 될 것”이라며 “23일부터 28일까지 사장직 공모 접수를 진행한 후 서류와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압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한수원을 비롯해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의 에너지 공기관 수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으며, 주요 사업들의 추진 여부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