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감소한 금융권…문화콘텐츠로 분위기 전환될까?
2013-08-20 16:53
수익악화로 하반기에 생존경쟁이 불가피한만큼,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 은행권 최초로 콘텐츠 관련 전문가를 영입, 관련 팀을 구성했다. 올해 말까지 45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콘텐츠 전용 대출상품, 부가판권 펀드 등 특화된 신상품 개발을 통해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영화‘연가시’에 6억원을 투자해 72%의 수익을 냈고, ‘베를린’에는 10억원을 넣어 1차 정산에서만 32%의 이익을 봤다.
누적관객수 800만을 돌파한 영화 ‘설국열차’에는 11억원을 넣었다. 설국열차가 오는 가을부터 미국 배급사 와인스타인 컴퍼니를 통해 북미에서 대규모 개봉되는 만큼, 기업은행 홍보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KB금융은 ‘박인비 효과’를 톡톡히 본 케이스다. 박인비 선수가 KB금융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골프우산을 펼쳐 들고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한 장면은 전세계의 전파를 탔다. 여기에 박 선수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글로벌 인지도 제고는 물론 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카드사들도 문화콘텐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5’의 메인협찬사로 3년 연속 참여하면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 시즌(슈퍼스타 K4) 브랜드 노출, PPL 등으로 170억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우승자 로이킴의 초상을 활용해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3개월만에 1만장이 넘게 발급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국제영화제 등 여러 지역 축제를 후원했다. 현대카드는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실력파 뮤지션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앞으로 국내 문화콘텐츠 사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문화콘텐츠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으로 다양한 금융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문화콘텐츠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평가가 어렵다는 것은 제약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문화산업과 금융사간 협업 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를 철저히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