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첫날부터 담합 우려 신경전

2013-08-19 13:55
KT의 1.8GHz 인접대역 예상 가치 산정액이 관건…이상으로 높아지면 포기 가능성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LTE 주파수 경매 시작 첫날부터 이통사들은 담합 우려에 대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기싸움에 들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옥에서 주파수 경매를 시작했다.

경매 초반에는 예상대로 KT가 1.8GHz 인접대역인 D2를 공략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를 견제하는 구도로 단순히 최저입찰증분비율인 0.75%씩을 높여 쓰는 과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매의 관건은 KT가 1.8GHz 인접대역인 D2의 가치 상한선을 얼마로 책정하고 임하느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우선 밴드플랜1에 집중 입찰하면서 D2의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해 D2 가격 제한선을 넘어선 경우 KT는 포기로 돌아서 다른 대역을 공략하는 것으로 선회할 수 있다.

KT는 D2의 가격 상한선을 기존 기지국을 활용하면서 추가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비용 감축과 기존 LTE 이용자가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고도 인접대역을 활용한 고속의 LTE 광대역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해지율 저하 효과 등을 고려해 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D2의 예상 가격이 경매 과정에서 KT의 설정액을 넘어서는 경우 이를 포기하고 보유하고 있는 900MHz를 활용한 LTE-A 서비스와 새 대역을 이용해 광대역 서비스를 하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

KT의 D2 산정 가치는 경매 과정에서 바뀔 가능성도 높다. 경매 진행에 따라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마냥 높아질 수는 없다.

50라운드 내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이뤄지는 밀봉 입찰 방식에서는 3사가 1단계 과정 분석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이날 지하1층 경매장에서는 오전 9시 경매가 시작하면서 철저한 출입 통제가 이뤄졌다.

이통사의 경매 대리인들은 첫날부터 담합 우려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두 경우의 밴드플랜이 경쟁하면서 입찰가가 높은 쪽으로 할당하는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진행돼 애초부터 담합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는 1.8GHz 인접 대역에 입찰하기 어려운 KT 이외 사업자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역에 입찰하면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할당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인접 대역인 D2를 받으려는 KT와 이를 놓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경쟁을 벌이면서 전략적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경매가 진행될수록 반 KT 진영이 실리를 찾아 경쟁관계가 되면서 연합이 깨질 가능성도 높아 마냥 담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미래부는 담합 우려를 막기 위해 경매관리반을 설치해 담합 및 방해행위 등을 모니터링하고 경고 등 제재조치를 할 예정으로 경고 2회째부터 입찰서 작성시간을 5분씩 단축한다.

이날 KT는 또 다시 담합우려를 강조했지만 다른 사업자들은 이를 부정하는 상황이 재현됐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경매장에 도착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담합 우려에 대해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각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 통신산업과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고려사항에 기반을 둔 전략을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수 KT 경쟁정책담당 상무는 “이번 경매 방안에서 양사의 담합이 여전히 우려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예의주시하는 만큼 담합 때문에 할당된 주파수가 회수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매 진행을 맡고 있는 조규조 미래부 전파정책관은 “경매에 참가한 모든 입찰자가 원하는 대역을 적정 가격에 확보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