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도 실종…가구사 전략 수정에 분주

2013-08-15 19:00
뻔한 성수기 마케팅 더는 안먹혀<br/>각 사별 '차별점' 부각에 집중

리바트 이즈마인의 2013 F/W 신제품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가구업계의 성수기 마케팅이 사라지고 있다.

8월말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가을 이사 및 결혼 시즌은 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여겨져 왔다.

이 기간 상당수 제품의 매출은 다른 때보다 20~30% 이상, 일부 인기 제품은 2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체들도 이에 맞춰 제품을 배치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성수기 매출이 답보상태다. 이렇다 할 하락요인은 없지만 성수기라고 해서 눈에 띌 정도의 매출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원인이 외부요인에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업체들은 매 시즌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반영해 제품력도 향상되고, 구성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브랜드 가구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매년 봄과 가을이면 이사철이 반복되지만 전세대란·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실제 이사수요는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제 한 가구사 최고경영인(CEO)는 이사수요가 과거의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푸념했다.

1년 내내 세일을 진행하는 대형마트와 온라인가구가 득세와 선호도 증가로, 가장 큰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신혼부부들의 브랜드가구 구입 비율도 감소하는 추세다.

지금까지 관습처럼 진행해 온 뻔한 할인행사와 마케팅으로는 접객도를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각 업체들은 앞다퉈 전략수정에 분주하다. 자신들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타깃 고객층에 집중적으로 어필함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부터 고급화 전략으로 돌아서 성공을 거뒀다.


해외브랜드가 주도하던 고급 부엌가구 시장에서 키친바흐로 차별화를 시도해 온 한샘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300만원대 건실욕실을 홈쇼핑에서 론칭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올해는 신혼부부는 물론 중장년 층에도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드레스룸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샘의 드레스룸 제품인 알토는 상반기에만 2600세트 3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 신장률은 70%를 넘는다. 가격대 역시 74만원대부터 149만원대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구매접근성을 높였다.

싱글족 가구는 어느새 히트상품을 넘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다. 서울시가 여성을 우한 싱글전용 임대주택 2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관련정책도 늘고 있다.

리바트의 온라인 전용가구 이즈마인이 지난해 론칭한 독신전용 가구 브랜드 '토스트 네츄럴'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싱글족들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가구를 선호하는데다, 제품 대부분이 49.58m²(15평) 내외의 집에서 활용하기 쉽도록 한 점도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껏 위축된 가구시장에서도 여전히 되는 제품과 타깃은 따로 있다"며 "지금까지의 전형적인 마케팅보단 각자의 특장점을 얼마나 부각시키느냐가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