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이 전씨 차명재산을 관리한 혐의로 전씨 누나의 아들 이재홍(57)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조경업체인 C사를 운영하는 이씨가 최근 부동산을 60억원에 매각했으며 이 중 일부가 전씨 측으로 흘러들어 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는 1990년대 초반 전씨의 돈으로 서울 한남동의 땅을 매입한 뒤 이 땅을 2011년 60억원 상당에 매각했다. 그 대금 중 일부가 전씨 측에 유입된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매각한 토지는 등기부상 두 필지다. 이 땅에는 과거에 주택을 지었다 헐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서울 서초동 사무실과 이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으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가 전씨 측 친인척이란 사실은 최근까지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전씨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1980년대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이씨가 1988년 설립한 C사는 대림산업,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의 협력업체로서 아파트 조경공사를 집중 수주해 급성장했다. 2010∼2012년 건설협회의 조경시설물 시공능력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검찰은 이씨와 함께 전씨의 차명 부동산 관리에 관여한 1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이씨와 전씨 사이에서 부동산 거래 등을 대리하고 연락을 맡는 등 매개자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전씨가 차명 재산을 친인척에게 맡긴 정황을 숨기기 위해 제3인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는 중이다.

또 검찰은 이씨가 전씨의 딸 효선씨의 서울 한남동 고급빌라 3채를 관리하는 등 차명으로 관리한 전씨 부동산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 미술품도 관리했다는 첩보도 확인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체포 시한이 15일 정오까지여서 14일 오후나 15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