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깜짝 강세…경기 회복세 신호탄일까?

2013-08-11 07:02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경기 침체와 과잉 경쟁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던 조선업종이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선박 발주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강력한 경쟁 상대인 중국 조선업체들이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간 점도 국내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조선·운송 지수'는 지난달 1일 434.11에서 이달 8일 483.86으로 11%이상 상승했다. 올해 초 55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200 조선·운송 지수는 지난 4월 16일 409.67로 400선 붕괴 직전까지 갔었으나 6월 말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 주가가 지난달 1일 18만2500원에서 지난 9일 21만8000원으로 20% 가까이 올랐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 주가도 2만5250원에서 2만8450원으로 12.7% 상승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주가도 각각 8.5%, 2.0% 올랐다.

조선업종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선박 발주량의 증가다.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 2010년 4030만 CGT(수정 환산톤수)에서 지난해 1780만 CGT로 급감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2330만 CGT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강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선박 시장은 과잉 발주의 후유증을 딛고 정상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금융위기 발생 이전의 호황기보다는 상선 발주가 적겠지만 과거 평년 수준인 3000만 CGT 정도의 발주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몇년간 계속된 불황으로 경쟁 상대들이 크게 줄어든 점도 국내 업체들에게는 큰 호재다.

국제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12개에 달하던 조선소는 이달 현재 482개로 21% 감소했다. 살아남은 조선소 가운데서도 올해 1분기까지 한 척의 선박이라도 수주한 곳은 396개에 불과하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중국 조선업체들도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특히 중국 정부가 국영이나 대형 조선소에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 정책을 펼치고 있어 중소형 조선소는 고사 상태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업은 빈약한 고객층과 능력에 비해 무리한 수주, 시황 약세 등으로 인해 실적 감소 및 현금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친환경 기술 등 한국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선업황은 우호적인 신호들로 가득하다"며 "세계 경제 등 거시 측면에서의 악재도 없어 한동안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