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미국인 중 약 6000만 명이 집에서 영어가 아닌 모국어 등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억이 조금 넘는 전체 인구를 감안하면 약 20%, 즉 10명 중 2명이 영어보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말한다.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인구통계국 조사 발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가정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5세 이상 국민은 총 6006만 명이었다. 5세가 넘는 언어 구사자 정의로도 20.8%에 달했다.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114만 명에 달했고, 가장 많은 언어는 스페인어로 총 3760만 명에 달했다. 멕시코를 비롯해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 중남미에서 이민 온 급증한 히스패닉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은 중국어로 무려 288만 명이었고, 필리핀어인 타갈로그어가 159만 명, 베트남어가 142만 명, 프랑스어가 130만 명 등이었다. 한국어 다음으로는 독일어가 108만 명이었다.

집에서 이들 영어를 사용하는 주민중 상당수가 영어 구사가 편하다고 밝혀, 미국인 중 이중 또는 삼중 언어 구사자가 점점 많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 중 약 56%가 영어에 능통하다고 답했고,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은 9%에 그쳤다. 유럽 언어인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사람의 80%가 영어에 능통하다고 답해 이 비율이 더 높았다.

반면, 한국어를 가정에서 사용한다고 답한 사람의 44.5%가 영어에 능통하다고 답했고, 중국어는 44%, 일본어는 57%에 그치는 등 동북아시아 3국 이민자들의 영어 구사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통계국 측은 “언어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다른 언어를 구사한다고 해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취업, 사업, 인간관계 등 사회활동을 위해 영어를 적극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