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모건 창기라이 총리, "대선은 무효"

2013-08-01 21:24
여당의 선거조작 논란 불거져…무력사태 발생하나

지난달 31일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주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하라레(짐바브웨)=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모건 창기라이 총리가 1일 전날 실시된 대통령 선거가 무효라고 선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창기라이 총리는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실시된 대선이 광대극에 지나지 않았다"며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스러운 선거로 이번 선거는 무효"라고 발언했다.

특히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이끄는 ZANU-PF(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의 고위 인사가 무가베의 압승을 주장한 뒤 최대 경쟁자가 이같은 발언을 해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짐바브웨는 지난달 31일 640만 유권자의 참여 속에 대통령과 210명의 국회의원 9000명의 지방자치단체 의원을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했으며 현재 개표작업 중이다.

그러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인 ZANU-PF 가 무가베의 압승을 예상하자 야당인 MDC는 물론 시민단체들이 심각한 조작행위가 의심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약 700명의 선거감시단을 전국 투표소에 파견한 비정부기구 짐바브웨선거지원 네트워크(ZESN)의 솔로몬 즈와나 위원장도 "유권자 등록 및 투표과정의 문제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증언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창기라이 총리를 필두로 선거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짐바브웨가 지난 2008년 대선이후와 마찬가지로 다시 폭력 사태에 휩싸일지의 여부에 국내외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89세로 아프리카 최고령 집권자인 무가베는 지난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33년 동안 정권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2008년 이에 대한 불만으로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국제사회의 중재로 창기라이 총리를 선출하고 거국 정부를 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