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상조업체 대부분 '자본잠식'…해마다 문 닫아

2013-07-31 12:01
-등록 상조업체 297개…전년比 10곳 줄어<br/>-감소세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국내 상조업체들의 자본잠식 상태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정선수금 보전비율을 맞추지 못한 업체의 폐업도 지속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각 시·도 등록 상조업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등록된 상조업체는 297개로 전년 대비 10곳이 줄었다. 감소 현황으로는 신규등록한 곳이 6개사이며 폐업 등의 이유로 16곳이 문을 닫았다.

전국 각 시·도 등록 상조업체는 2010년 337개사에서 지난해 307개로 감소하는 등 정식 등록된 상조업체는 해마다 문을 닫는 추세다.

이는 법정선수금 보전비율을 맞추지 못하면서 업체의 폐업 등에 기인한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감소세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조업 재무현황을 보면 총자산규모는 2조4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8281억원(52.5%)이 증가했다.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119.0%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개선되고 있지만 상당수 상조업체가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이다.

올해 신설(5개사), 폐업 및 직권말소 예정(10개사), 자료미제출(27개사) 등 총 42개를 제외한 255개 업체 중 251개 업체가 완전자본잠식(136개)·일부자본잠식(115개)의 재무제표를 띠고 있다.

자본잠식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상태로 상당수 상조업체의 부채비율은 100%를 초과한다. 물론 부채초과 현상은 모집수당, 관리비 등 초기 비용지출이 많은 상조업체의 회계처리 특성에 기인한다는 점은 고려할 부분이다.

보험과 달리 고객납입금은 수익이 아닌 부채로 잡히기 때문. 따라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회원수 모집은 필수로 시간이 소요된다.

상조업체의 매출 발생은 장래 상조회원의 장례발생 시점과 누적비용이 적은 경우 순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반면 상조업체들의 지급여력은 다소 개선되는 추세다. 지급여력비율은 부도·폐업 등 상조업 관련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전년대비 4%포인트(83.6%) 올랐다.

부도·폐업 등에 따라 소비자 피해보상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상조업체의 선수금 보전비율도 전년대비 9.8% 오른 모습이다.

현재까지 총 선수금은 2조8863억원으로 39.9%인 1조1531억원을 은행 예치(203개사), 공제조합 가입(95개사), 은행 지급보증(6개사) 등에 보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법정 보전비율 40%에 미달한 업체가 여전히 72곳(선수금 규모 674억원)에 달하는 등 소비자의 꼼꼼한 가입 점검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상조가입자가 2011년 이후 해마다 감소, 올해 2만명이 탈퇴한 349만명을 기록했다.

안병훈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상조업체의 재무안정성은 외관상 부채비율 외에 해당업체의 영업기간, 신규고객 유치를 통한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 당기 장례행사 실적의 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상조업체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증가, 매출·수익이 발생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정보공개 과정에서 적발된 법정보전비율 미준수업체(72개사)와 자료 미제출업체(27개사)에 대해 시정조치 및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