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나영석 PD가 밝힌 H4 캐스팅 이야기

2013-07-25 16:06
"이-신-박-백…배낭여행 모집하듯 캐스팅"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첫 회 시청률 4.15%(닐슨코리아·케이블 유가구 기준), 2회 4.8%. 나영석 PD가 KBS에서 CJ E&M으로 둥지를 옮긴 후 tvN '꽃보다 할배'로 받은 성적표다.

'꽃보다 할배'는 평균 나이 76세의 노배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의 배낭여행을 소재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네 배우가 선보이는 가감 없는 발언과 행동들은 '연출되지 않은 생생함'으로 읽히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미남자 F4처럼, 4인의 할배 H4는 스타 못잖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나영석 PD는 최근 서울 상암동 제작회의실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시청률이 잘 나와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출연자) 선생님들이 '시청률이 얼마 나올 것 같으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한 0.7%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더니 백일섭 선생님께서 '뭔 소리야. 내 생전에 시청률 20% 밑으로 나온 적이 없어' 하시더라고요(웃음). '선생님, 케이블은 1%만 넘어도 잘 나왔다고 합니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기대했던 수치보다 잘 나와 놀라기도 했지만 고생하신 어르신들 뵐 면목이 생긴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H4의 조합은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하자 "딱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배낭여행 함께 갈 그룹 모집하듯 자연스럽게 섭외했다"고 말했다.

"이순재 선생님께 처음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하셨고, 아끼는 친한 후배가 누구인지 여쭤 보니 신구 선생님을 각별하게 생각하셨어요. 신구 선생님은 박근형 선생님을, 다시 백일섭 선생님까지 이어졌지요. '그가 가면 나도 가야지' 하면서 의기투합하게 된 겁니다."

나 PD는 지방여행 콘셉트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을 제작한 바 있다. 장소를 해외로 바꿨을 뿐 전작의 답습이라는 비판도 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다 여행 안에서 젊은이의 코드와 노인의 방식이 만나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답습이라는 말을 들을까 무서워 못하는 것은 구차하다고 생각했고요. 모든 걸 떠나 세대 간의 소통 면에서 의미 있는 기획이 될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그릇에 새로운 음식을 담으니 그릇 모양에 눈 팔지 않고 바로 맛에 집중하게 되는 꽃보다 할배. 시청률 고공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