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값, 장마에도 이상무
2013-07-22 18:09
서울·수도권 기습적인 폭우<br/>침수 피해 우려에도 영향 없어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폭우가 쏟아져도 강남 집값은 요지부동'
최근 서울·수도권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강남권 아파트 단지들의 침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년 전 이맘 때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산사태로 18명이 사망하고 아파트를 비롯한 수백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난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에는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부동산114와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산사태 직격탄을 맞았던 방배 래미안아트힐 전용 127㎡는 당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5000만~1억원 떨어졌다.
그러나 산사태가 난 2011년 3분기부터 다음해 1분기까지 매매가는 여전히 12억원을 유지했다. 이 아파트는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 호가는 10억원대로 하락했다.
산사태 피해를 겪은 방배 신동아럭스빌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아파트 전용 187㎡는 산사태 이후에도 1년 동안 15억원 선에서 호가를 유지했다.
서초구 서초동 우성아파트도 단지앞 사거리가 상습 침수지역이지만 여름철 일시적인 악재로 여겨질 뿐 집값에는 별 영향이 없다.
우성1차 전용 82·135㎡는 2011년 장마 이후 연말까지 각각 8억8000만원, 13억7500만원의 매매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더워지기 시작한 6월부터 연말까지 각각 8억6750만원, 13억원을 줄곧 지켰다. 전용 59㎡도 마찬가지였다.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도 장마가 아파트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다. 우성1차 전용 95㎡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매매가 4억원이 이어지고 있다. 12억원에 달하던 우성1차 전용 115㎡는 1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여름 장마철과는 무관한 가격 흐름이다.
이렇듯 자연 재해에도 강남의 아파트값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역시 장마 피해 보다는 교육, 교통 등의 입지적 조건이 우선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우면산 일대 등 강남권 아파트값이 침수만으로 떨어지기에는 인프라가 무척 좋다"며 "우면산 사태 이후 해당 구청들이 방수체계를 갖추는 노력을 보여 수해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서울 곳곳에 내린 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방배동 D공인 관계자는 "당시에는 예상치 못한 강남지역의 수해여서 크게 부각된 점도 있고, 이후 정부 차원의 재해방지 시스템이 구축됐다"며 "강남권 아파트는 정부 정책 및 재건축 등이 주요 가격변동 요인이지 침수 피해 정도로는 영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