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국민은행장 취임식 무산(종합)
2013-07-22 18:12
이건호 행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서 공식 취임할 예정이었으나, 정문을 봉쇄한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에 막혀 발길을 돌렸다.
이 행장은 오전 8시 40분께 출근을 시도하다 저지당한데 이어 이날 하루 동안 2번이나 본점 출입에 실패했다.
이 행장 선임을 강행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공식 취임 전 노조의 실력 행사로 인해 출근하지 못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노조는 이 행장이 정문 앞으로 들어서자 계란과 밀가루를 투척하며 이 행장은 물론 임 회장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노조는 특히 이날 오전 출근 저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임식을 강행하려 한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국민은행 본점 건물에는 ‘무소신 무책임 파행인사 임영록은 각성하라’, ‘신관치 인사 이건호는 즉각 사퇴하라’, ‘영업현장 경험 없는 이건호는 자격 없다’ 등의 문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노조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정부 지분이 하나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에 이어 행장까지 주인도 아닌 사람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행에 들어온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이 행장이 어느 순간 2인자가 되고, 1인자가 되는 것은 현장 직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행장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 SK그룹 사외이사 등을 거쳐 2011년 8월부터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재직했다.
내부 인사 중용 원칙을 고수해 온 노조는 앞선 18일 외부 출신인 이 행장이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되자 곧바로 강경 투쟁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임직원과 취재진에 둘러싸인채 취임식장으로 들어가려던 이 행장은 “불행한 일”이라며 “대화를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조의 이 같은 반발 속에 5~10분여 동안 정문 앞을 지키고 서있던 그는 끝내 정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자신의 차에 올라탄뒤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