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 '산 너머 산'
2013-06-26 17:58
여야 원내지도부, 국정조사의 범위·활동기간·증인채택, 특위 구성 놓고 이견차
아주경제 주진 기자=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로 여야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를 위한 실무 협의를 벌였으나 총론만 확인하고 각론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26일 회동을 갖고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국정조사를 위한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또 일자리 창출과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가운데 기존에 합의했던 법안은 6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기로 했다.
국정조사의 범위, 활동기간, 증인채택, 특위 구성 등의 세부 사안에서는 이견이 컸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물론 경찰수사 축소 은폐 등에 초점을 맞춘데 반해 새누리당은 여직원 인권, 매관매직설 등도 다루자는 입장이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번주 안에 구성을 마치고 이르면 28일이나 늦어도 다음달 1일에는 회의를 열어 국정조사실시계획서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다.
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번갈아 맡는 관례에 따라 이번에는 야당이 맡는다는데 이견이 없다.
상대 당 저격수로 나설 위원으로는 새누리당에선 정문헌, 권성동, 김진태 의원 등이, 민주당에선 신경민, 정청래, 김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증인 채택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 유린에 가담한 민주당 측 증인까지 모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이어서 민주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부겸 전 의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도 전·현직 국정원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등 새누리당 핵심 인사들을 비롯해 대선 개입 의혹에 등장한 인물들을 무더기로 증인 신청할 공산이 크다. 특히 대선 개입 의혹 배후로 지목된 경찰·국정원 간부들과 새누리당 핵심인사들의 ‘커넥션’ 등을 폭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은 현 정부가 아닌 전 정부에서 이뤄진 만큼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정치적 부담을 털고 가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러면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6월 국회에서 민생 정당 이미지로 대국민 설득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장외투쟁보다는 일자리 창출 등 민생현안이 논의될 6월 임시국회에 주력하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향후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을 없애고 해외·대북 파트에 집중하도록 국정원 개혁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야간 공방만 벌이다 국정조사가 공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실시하기로 합의한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도 계획서 채택 과정에서의 의견차이로 아직 실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