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한약, 오히려 병 키운다?…74%서 '잔류 농약'

2013-06-26 14:02
동인당 싼치화서 기준치 500배 농약 검출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주요 한약상에 유통되는 한약재의 농약 잔류문제가 심각해 보약이 오히려 병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가 지난해 7월부터 9개월간 중국 동인당(同仁堂), 운남백약(雲南白藥) 등 대형 한약상에 유통되는 한약재 65종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73.8%인 48종에서 잔류농약이 확인됐다고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26일 보도했다. 검사대상 한약재에는 당귀, 구기자, 말린국화와 진인화(金銀花), 싼치화(三七花) 등 약초가 포함됐다.

유럽연합(EU)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일부 약재의 농약잔류량이 기준치의 수 백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베이징 동인당의 싼치화의 경우 농약 잔류량이 1kg당 51.6mg으로 기준치의 500배에 달했으며 운남백약의 진인화는 11.3mg로 EU기준의 100배가 넘는 농약이 검출됐다.

이 뿐 아니라 32종의 한약재에서 3종류 이상의 잔류 농약이 발견돼 우려를 더욱 키웠다. 심지어 수십 종의 농약이 동시에 검출된 경우도 다수다. 동인당 베이징의 싼치화에서는 39종의 각각 다른 종류의 농약이 남아있었으며 동인당 홍콩의 싼치펀(粉)에서는 32종이, 운남백약의 말린국화에서는 28종의 잔류 농약이 발견됐다.

이 외에 26종의 한약재에서 당국이 한약재 재배에 사용을 금지한 카바메이트계 살충제인 카보뷰란 성분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카보'라고 불리는 이 농약은 살충, 살선충 역할을 하며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두안화(段華) 한약재 전문가는 "약재 수요가 빠르게 급증하면서 대다수 약재가 인공재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잔류농약 문제도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기준이 아직 명확이 제시되지 않았고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출되는 약재에 대해서는 "엄격한 검역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잔류농약이 검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