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에 장마까지… ‘고온다습’ 건강 관리 이렇게

2013-06-17 18:30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때 이른 폭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 시즌이 돌입됐다. 기상청은 중국 중북부 지방에 형성돼 있는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이번주부터 중부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19일까지 최고 1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올 여름 장마기간도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마철에는 고온 다습한 기후로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지며 바이러스성 질환과 전염성 질환이 빈번히 발생하고 일교차가 큰 날씨로 인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자칫 건강을 잃기 쉽다.

◆ 장마만 되면 쑤시는 관절 통증

보통 비가 많이 오면 기존 관절염이나 허리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진다.

정상적인 날씨엔 대기압과 관절내의 압력이 조화를 이뤄 평형을 유지하는데, 장마가 올 경우 대기압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관절내의 압력이 높아지고, 관절 내 조직이 팽창해 신경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이다.

관절 내 조직이 관절 압력의 변화를 감지하는데, 관절염 환자는 더욱 예민하게 압력변화에 반응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최근 근무 시간이 긴 20∼40대의 젊은 직장인들이 잘못된 자세로 인해 과거 50대 이상의 노인성 질환이었던 허리디스크를 앓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20~40대 젊은 층들은 고온 다습 한 요즘 날씨에 이 같은 통증을 느끼더라도 허리디스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 기간에 평소 보다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올바른 진료를 받고 병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가 일반인들보다 약한 노인 환자들은 평소보다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

비가오면 평소보다 길이 미끄러워 낙상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고, 노인 환자들은 낙상 시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외출을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마취통증전문의)은 “비가 많이 올 때면 기압과 습도, 기온의 변화로 인해 극심한 관절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며 “통증이 우천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라 생각하고 참다가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은데,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더 악화되는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통증 부위가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면 증상이 더 심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상체를 덮을 수 있는 얇고 긴 옷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고 요통이 심한 부위에는 가벼운 찜질 등을 하면 통증을 다소 가라앉힐 수 있다"며 "저기압의 영향을 다소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에서는 기온은 18~20도, 습도는 45~60%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감염질환 기승… 각종 의료기기도 관리 철저

17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2011년 현재 감염병 신고자는 9만8000여명으로,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10년 13만 명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지만 2000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체 중 가장 예민한 부위인 눈은 외부로 노출돼 있고 감염에 취약해 장마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장마철에 기승을 부리는 대표적 안질환인 ‘급성출혈성결막염(아폴로 눈병)’은 ‘엔테로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며 일반적으로 8시간에서 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눈곱이 많이 끼고 눈이 충혈되며 밝은 빛을 보면 눈이 쑤시는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유행성각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아폴로눈병·인후결막염도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감염되면 호흡기 질환·후림프절염·미열 등 다양한 임상증상을, 때로는 결막 하출혈을 동반하며 3주 이상 증세가 지속된다.

콘택트렌즈도 세균의 침투가 쉽고, 오염 물질이 들어간 경우 렌즈 속에 고인 채로 각막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디지털 보청기는 첨단기술이 집약된 전자의료기기로 습기에 취약해 장마철에 고장이 잦아질 수 있다.

보청기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장마철에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배터리 뚜껑을 열어 놓거나 제습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보청기를 착용한 처음에는 이상이 없다가 몇 시간 착용한 이후 갑자기 소리가 끊겨 들리거나 아예 안 들리는 경우, 평소에 들리지 않았던 이상음이 들리린다면 보청기 전문센터나 취급점에 방문해 점검을 받아야 한다.

보청기에 붙은 먼지나 땀으로 인해 박테리아·곰팡이·바이러스 등이 증식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보청기 전용 클렌징 패키지를 준비하는 것도 청결하게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신동일 들림보청기 대표는 “비가 잦은 장마철에는 습도가 90%까지 높아지는 등 보청기 습기관리에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라며 “장마철에는 귓속 환경도 습해지기 때문에 각종 세균에 의한 염증 등 귀 질환 또한 발생하기 쉬우므로 이를 예방하고 보청기의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청결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각종 수인성감염병에도 주의해야 한다. 수인성 질환은 음료수를 통해 전염되는 질환으로 장마철에는 살균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 양이 줄어들면서 세균이 활발한 환경이 조성된다.

대표적 수인성 전염병으로는 장티푸스·세균성 이질·접촉성 피부염 등이 있다.

피부백선이라고도 불리는 ‘무좀’도 장마철과 같이 고온다습한 계절이 되면 발병하거나 재발하기 쉬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물 관리나 보관에도 각별히 신경써 식중독에 예방해야 한다.

영·유아에게 쉽게 발병하는 수족구병·구내염 등을 예방하기 위한 위생용품 사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