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 분양시장서 인기 부활
2013-06-17 16:50
미분양 줄고 분양 초반에 완판되기도<br/>공급량 감소+파격 할인·무이자 지원 한몫
아주경제 권이상·권경렬 기자=‘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던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되찾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고, 분양 초반에 완판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 조치와 함께 최근 몇년 새 공급이 크게 감소한 게 중대형 인기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6억원 이하 또는 전용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면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이달 말까지 취득세를 최고 75% 감면해준다.
여기에다 건설사들의 분양가 할인과 중도금 무이자 지원 등 분양 조건 완화도 한몫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청약을 받은 ‘알파돔시티 판교 알파리움’(전용 96~203㎡ 931가구)은 평균 25.8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1순위 신청자만 2만2804명이 몰렸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수요자들 사이에 만연한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성과다.
판교알파리움 분양 관계자는 “사실상 강남 생활권이라는 점과 분양가가 시세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 청약가점제 폐지로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는하다는 점 등이 수요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에 지난달 분양한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도 모두 중대형이었다. 4∙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세 감면 혜택도 적용되지 않았지만 평균 1.63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됐다.
지난 12일 청약을 받은 전북 전주시 삼천동 ‘이안 전주삼천’ 전용 119㎡형 역시 47가구 모집에 114명이 몰려 2.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는 최근 신규 분양시장에서 실감할 수 있다”며 “그동안 중대형의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평형을 넓혀가려는 교체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청약뿐 아니라 계약률도 높은 단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완판 사례도 늘고 있다. 한화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에서 분양한 ‘죽전 보정역 한화꿈에그린’(전용 101~180㎡ 379가구)의 경우 최근 남아있던 20여 가구가 모두 팔렸다.
이 아파트는 2010년 분양한 이후 얼마 전까지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최고 1억원이 넘는 분양가 할인과 중도금 이자 지원 등의 혜택이 더해지면서 미분양 꼬리표를 뗐다.
삼성물산이 경기도 고양시 원당뉴타운에 지은 ‘래미안 휴레스트’도 중대형 미분양 50여 가구 중 전용 117∙132㎡형이 최근 두 달 새 완판됐다.
김시욱 삼성물산 마케팅팀 사무소장은 “계약금 정액제와 최대 38%까지 할인된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 같다”며 “최근 들어 알짜 중대형 미분양을 좋은 조건에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는 수요자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적체됐던 중대형 미분양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미분양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중대형 미분양 가구수는 3만643가구로, 지난해 12월(3만2313가구)보다 1700가구 정도가 줄었다. 이는 4월 기준 중소형 미분양(3만9558가구)가구보다 적은 수치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중대형의 인기는 공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며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 곳이나 분양가가 비싼 곳은 되도록이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