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소유현황> 0.99% 지분에 그룹 장악한 '총수의 力'

2013-05-30 19:24
-10대 재벌 총수들의 지분율 1% 미만<br/>-계열사 간 출자로 전체 장악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삼성·현대차 등 10대 재벌 총수들의 지분율이 1% 미만이나 계열사 간 출자를 활용해 전체 계열사를 장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서는 규제 회피나 부실 계열사 지원, 지배력 유지·강화 차원의 순환출자가 증가하고 있어 조속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 입법화가 절실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62개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 및 순환출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 공개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개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2.9%로 지난해(55.7%)보다 2.8%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62개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의 경우는 31.65%로 전년 대비 0.29%포인트 증가했다.

10대 재벌 총수의 지분율은 지난해 0.94%보다 다소 오른 0.99%로 총수 일가 지분율 또한 소폭 상승했다. 총수가 있는 43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4.79%로 전년(56.11%)보다 1.32%포인트 줄었다. 지분구조는 총수 2.09%, 친족 2.27%, 계열회사 48.15%, 기타 2.28%로 전체적인 감소세다.

10대 재벌 중 총수의 지분율이 가장 적은 곳은 SK(최태원 회장)로 전년과 동일한 0.04%다. SK 총수 일가가 차지하는 지분율은 0.69%이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1.17%)·삼성(1.27%)·동양(1.38%) 등의 순이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지분율은 0.69%로 총수 일가를 합치면 1.27%에 불과하다. 반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타이어(34.84%)·부영(34.81%)·아모레퍼시픽(23.81%)·GS(16.79%) 등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한라그룹 등 일부 재무구조가 안 좋은 그룹의 경우에는 부실한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순환출자가 형성된 경우도 파악했다.

이처럼 총수가 1% 남짓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계열사 간 출자가 주요 원인이다. 10대 그룹의 계열사 출자를 통한 지분 확대는 최근 3년 새 50%를 넘는 수준이다.

상위집단일수록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을 갖고 계열사 출자를 통한 전체 계열사의 지배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대부분의 기업집단이 총수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 결국 계열사 출자를 활용해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순환출자 동향을 보면 최근 5년 동안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많이 형성됐다. 부실 계열사 지원이나 지배력 유지·강화의 목적 등 신규 순환출자가 증가하고 있어 조속한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