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미·중 정상회담서 사이버 전쟁 집중 논의

2013-05-29 17:55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오는 6월 7~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면서 회담 의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7일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마지막 조율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양국이 미래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중요한 분기점에 있다”며 “양국 간 생길 수 있는 차이점이나 어떠한 불일치도 해결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실무적 협력과 신뢰를 원한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시도와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두 나라 간 사이버 공격의 진위와 해결책, 일본이 필리핀과 중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영토 분쟁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28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대로 두 나라 사이의 사이버 전쟁 문제가 분명히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해커들이 미국 최첨단 무기 시스템 정보를 공격했다는 의혹이 여러 번 제기된 가운데 WP가 입수한 미국 국방과학위원회(DBS) 기밀 보고서는 "무기시스템 설계안 30여 개가 해킹을 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WP의 중국 해커 미 무기시스템 해킹 관련 보도에 대해 조지 리틀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에 관한 주요 정보는 유지되고 있으며 안보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WP는 해킹 여부에 대한 정보를 가진 방산업계와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스파이 활동 목적으로 미국 국방부 계약업체와 정부 기관들을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이버 안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미국과 중국은 세계 양대 사이버 강국으로서 의미 있는 대화와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관련된 정상회담 의제를 가늠케 했다.

중국이 새롭고 분명한 국제사회의 파워로 떠오른 만큼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질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미국은 중국에 규모와 위상에 맞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해 왔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역할을 오히려 견제하고 있다고 맞서왔다.

시 주석이 도닐런 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이 새로운 대국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한 대목에서 새로운 국제사회 힘의 재편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 조율도 있을 전망이다.

미국은 북한의 과거 행적을 근거로 말보다는 행동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전망이어서 중국의 태도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