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이스카우트 동성애 청소년 가입 허용...창립 이후 첫 결정

2013-05-26 11:37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지난 10여 년 동안 최종 결정이 지연되던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동성애자 단원 가입이 허용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보이스카우트연맹은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지역 대표 1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보이스카우트 창립 103년 만에 첫 공식 허용인 이번 결정은 표결을 통해 찬성 61%로 가결됐다.

보이스카우트는 그동안 매우 보수적인 의사결정과 정체성을 과시해왔으며, 동성애자는 물론이고 무신론자 등도 단원이나 지도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성애 지지 단원들은 보이스카우트에 깊은 애정이 있으나 연맹은 우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불허 정책을 폐기할 것을 주장해 왔다.

보이스카우트는 최근 미국 사회가 동성애·결혼 등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진보적인 방향 설정을 한 것과 반대 노선을 걸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문제 삼은 거대 기업들이 후원을 끊기도 했으며, 어린 단원들을 성추행한 지도자 사건이 지난해 대거 공개되면서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명예는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동성애 단원 허용 결정을 반대한 보수적인 부모들은 자녀를 탈퇴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연맹은 고심 끝에 단원으로서는 허용하되, 성인이 된 후 지도자는 할 수 없게 한 기존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동성애에 우호적인 단체들은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동성애자 지도자 불허 정책도 조만간 폐기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