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사 여생도 ‘샤워 몰카’ 찍은 병장 기소

2013-05-23 12:02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미군에서의 성폭력 등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육군사관학교에서도 성추문이 발생했다.

미 육군은 22일(현지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소재 육군사관학교에서 복무했던 마이클 맥클렌든 병장을 여생도 샤워 장면의 몰래 카메라 촬영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맥클렌든 병장에 적용된 혐의는 작무유기, 추행, 학대, 복무규칙 위반 등 4가지다. 맥클렌든 병장은 육사 여생도의 샤워 장면을 촬영한 사진 10여 장을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측은 최소 10여 명의 피해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또한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방법 등을 확인해 유사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할 방침이다.

고참 남생도에 의한 저학년 여생도 성추행 사건이 종종 일어나긴 했지만, 근무 사병이 생도들 몰카를 찍어 문제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여 년간 여학생 입학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지만, 남학생에 대한 성추문 근절 교육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 향군회의소 측은 2012년 1년 동안 현역 또는 전역 여군 중 8만여 명이 성폭력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는 자료를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미군이 직접 조사해 분석한 보고서는 지난 1년 동안 군에서 약 2만6000건의 성폭력, 성추행 등의 성적접촉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나왔다.

존 캠벨 육군 참모차장은 “생도들에 대한 이러한 범죄 행위를 단호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책임있는 사관학교 운영과 규율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맥클렌든 병장은 지난 2009년 육사에 배치받은 후 최근까지 복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한 육군 중사가 성매매 알선 및 성폭력으로 체포, 기소되어 충격이 전해진 적도 있었다.

백악관은 최근 1년새 30%가 넘게 증가한 군대 내 성 범죄를 막기 위해 각도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