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위원 “중국, 한국과 협력해 한반도 통일 추진해야”
2013-05-21 18:22
중국 학습시보 前 부편집장 ‘북한 핵문제와 중국의 한반도 정책’ 심포지엄서 연설
덩위원 학습시보 전 부편집장이 심포지엄에 앞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부 이형석 기자 leehs85@] |
박용진 새날을여는사람들 대표가 심포지엄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부 이형석기자 leehs85@]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북한 정권은 세습으로 인해 실패한 정권이다. 중국은 북한과 정상적 국가관계를 회복하고 한국과 협력해 한반도 통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중국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의 덩위원(鄧聿文) 전 부편집장은 2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북한 핵문제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 연사로 나서 이 같은 관점을 피력했다.
덩 전 부편집장은 "중국이 한국과 북한의 통일을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오해"라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이롭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현재 중국의 여론을 전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는 그는 그동안 만난 한국 언론매체와 각계 인사들 모두 "중국인들이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중국은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글을 쓸 수 있었느냐"고 질문했다며 이는 중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덩 전 부편집장은 지난 2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중국은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해 학습시보에서 해임됐다.
덩 전 부편집장은 또 "이번 방한일정 동안 수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했으며 이는 곧 남북한 관계에서 중국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없이는 한반도 통일을 논할 수 없다"고 거듭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국 신지도부가 인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하는 추세"라며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강력한 여론을 형성한다면 외교정책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통일은 중국의 최대 이익을 보장하고 대만 문제의 해결에 유익하다"며 "동시에 중국이 장기간 북한 정권을 지지해옴으로써 받았던 이미지 타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섭일 회장은 축사를 통해 "처음 덩 전 부편집장의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글을 접했을 때 중국 대북정책의 변곡점이 도래했다고 판단했다"면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몸담았던 중앙당교 출신인 덩 전 부편집장의 의견은 중국 지도부의 시각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장기표 대표 역시 "덩 선생에게 이 같은 관점이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냐고 묻자 '중국 지도부가 왜 이것을 모르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며 "중국 정부의 변화된 관점이 스며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