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유럽연합(EU)이 앞으로 부실은행을 정리할 때 10만 유로(약 1억4000만원) 이상의 고액 예금자들에게도 손실을 부담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신 10만 유로 미만 예금은 전액 보호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EU 27개국 재무·경제 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개최해 이런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실은행 처리 원칙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순회의장국 아일랜드의 마이클 누난 재무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예금보호 한도인 10만 유로 이상 예금자에게도 손실을 분담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10만 유로 미만 예금은 어떤 경우에도 신성불가침이라는 데 전반적으로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고액 예금자들에게 손실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는 것과 우선은 선순위 은행채권 보유자들에게 책임을 지운다는 원칙에도 의견 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고액 예금자들이 특별한 지위를 누려야 한다는 데 회원국 재무장관 대부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은행을 청산할 때 주주·자기자본에 먼저 손실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선순위·후순위 채권자나 예금자들 분담 원칙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올 6월까지 관련 논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탈세를 막기 위해 국가 간에 은행계좌 정보를 자동교환하는 체제를 수립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획도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