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불일치 신장, 한사람 3번 이식 성공
2013-05-13 17:56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이식신장에 거부반응이 심한 감작환자에게 혈액형이 다른 공여자의 신장을 3번째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신장이식을 3번이나 받는 것은 드문 일로 특히 혈액형이 다른 공여자의 신장을 3차에 이식한 것은 국내 첫 사례다.
양철우·정병하(신장내과), 문인성·김지일(혈관외과) 장기이식센터 교수팀은 1991년과 2000년 두 차례 신장이식을 받았으나 만성 거부반응으로 이식신장의 기능이 소실된 최종원 씨(55)에게 혈액형이 다른 아들의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최 씨는 이식 수술을 위해 한달 전 입원, B임파구에 대한 항체 주사를 투여 받았다.
이식 2주 전 다시 입원해 혈장 반출과 면역 글로불린을 이틀에 한번 씩 4회 받는 탈감작 치료를 받고, 2012년 5월 3차 신장이식을 받았다.
환자는 그동안 두 번의 거부반응으로 몸 안에 과량의 항체가 형성돼 ‘감작’ 정도가 50%나 됐다.
3차 신장이식을 위해 아들이 아버지에게 신장을 주기로 했으나, 아들의 혈액형은 B형으로 환자의 O형과 달랐다.
감작이란 이미 체내에 항체가 형성돼 이식신장에 거부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감작된 환자의 경우 이미 형성된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해 급성거부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신장이식 수술이 어렵다.
또 신장을 주는 공여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체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항 ABO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하게 돼 심각한 급성거부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양 교수는 "최 씨는 감작과 혈액형 불일치로 급성 거부반응의 위험이 높은 조건이었다"며 "수술 후 환자와 기증한 아들 모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고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급성거부반응 없이 혈청 크레아티닌 1.21 mg/dl으로 정상적인 이식신장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혈액형 불일치 이식성공은 첫 번째 이식후 재이식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