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新무기 '훙치자동차'

2013-05-06 17:14

3일 피지 수도 수와에서 조사이아 보레케 바이니마라마 피지 정부 총리가 훙치자동차를 시승하기 위해 운전석에 탑승하고 있다. [수와=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이 새로운 외교 무기로 훙치(紅旗) 자동차를 띄우고 있다며 이제 판다가 아닌 훙치가 중국 외교의 새로운 소프트파워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례로 앞서 3일 중국 당국이 태평양의 외딴 섬나라 피지에 양국간 우호의 상징으로 중국 이치(一汽)자동차의 대표 브랜드 훙치(紅旗) 20대를 기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 금액으로 따지면 230만 달러(약 25억원) 가량에 달한다.

이날 기증식에서 조사이아 보레케 바이니마라마 피지 정부 총리는 “통 크고 적절한 때에 맞춘 선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훙치자동차는 조만간 피지에서 열리는 G77 그룹(개발도상국들의 상호협력을 위한 국제회의) 고위급 회담에서 의전 차량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훙치는 중국 이치자동차가 58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세단형 자동차다.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중국 역대 수뇌부가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군대사열을 할 때 탔던 차종으로 일종의 중국 정치권력을 상징해왔다.

아우디가 중국에 도입된 이후 쇠락을 거듭하면서 이치자동차는 1981년 훙치 생산을 중단했으나 1995년 재개해 차종을 끊임없이 개량한 끝에 최근 훙치 H7 차종까지 출시됐다. 특히 최근 중국 당국의 '자국산 자동차 띄우기'에 힘입어 훙치는 다시금 아우디 등을 밀어내고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용차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훙치가 중국 소프트파워의 상징으로 앞으로 중국의 원조를 받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