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어닝쇼크'… 바닥 안 보이네

2013-04-30 16:37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실적이 줄줄이 반토막이 났다.

애초 부진이 우려돼 온 가운데 실제 1분기 실적은 낮춰진 예상치에도 못 미쳤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실적공시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263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4%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일 실적을 내놓은 신한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1분기 순이익이 4813억원으로 1년 만에 42% 가까이 줄었다. 증권사 예상치인 5800억원 대비 1000억원 가까이 밑돈 것이다.

계열사별 순이익을 보면 신한은행이 3383억원, 신한카드 1606억원, 신한금융투자 471억원, 신한생명 403억원, 신한캐피탈 133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5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저축은행은 아예 210억원 이상 적자를 냈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2012년 하반기에만 2차례 걸쳐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를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았다.

이 여파로 순이자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탓에 대손충당금 적립도 불어났다는 것이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또한 1분기 순이익이 4115억원, 2898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만에 각각 32.0%와 78.2% 줄었다.

증권사가 또한 저금리 기조를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는다.

시중금리가 하향 추세로 접어든 상황에 대출금리 인하 요구도 커졌다. 수익 근간인 예대마진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예대금리차는 2012년 1분기 2.92%포인트에서 올해 1~2월에는 2.64%포인트까지 줄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 예대마진이 0.3%포인트 떨어지면 연간 순이익은 6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설뿐 아니라 조선, 해운 경기도 악화되면서 은행권 대손충당금 규모를 키웠다.

STX조선은 최근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으로 은행권에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8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