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던 가구사, 임원보수는 '억억'…직원의 30배

2013-04-15 14:04
임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9억3700만원…8.8% 인상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가구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가구업체 오너 경영자와 CEO들은 자신의 임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밝혀졌다.

등기이사 임금을 해마다 인상한 일부 기업에서는 등기이사 연봉이 직원들보다 최대 30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5명의 임원에게 총 28억5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등기이사는 안유수 회장과 안성호 대표·안승만 이사 3명이다. 이들에게 지난해 지급된 금액은 모두 28억2300만원이었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9억 3700만원으로 이는 지난 2011년보다 8.8% 인상한 수치다.

올해도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보수지급한도를 지난해 30억원에서 40억원으로 높였다. 등기이사 급여를 연간 10억원 더 지급하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같은 기간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2990만원에서 3140만원으로 5% 상승에 그쳤다는 점이다. 임원들 보수의 1/30에 불과한 수치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78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5억원(12%)이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경영자들의 월급을 대폭 인상한 것이다.

한샘도 등기이사의 보수를 큰 폭으로 인상했다.

한샘은 지난해 최양하 대표 등 5명의 등기이사에게 총 42억1500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8억4300만원으로 인상률이 무려 3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원들의 임금은 3880만원에서 4350만원으로 500만원 인상에 그쳤다. 한샘 역시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경영자들의 임금을 높인 것이다.

퍼시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20.0%와 18.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 3명에게 8억3000만원, 1인당 2억7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영업이익 53억원이 사라지는 동안 등기이사 보수는 1000만원 밖에 줄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임원과 직원의 임금 차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경영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CEO나 임원들의 임금 인상률이 눈에 띄게 높으면 직원들의 박탈감이나 상실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