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코리아' 지속… 4월 옵션만기 직격탄?

2013-04-09 16:09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셀 코리아'(한국 주식 매도)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 여파가 오는 11일 옵션만기에도 이어지며 충격을 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북측 도발이 심화된 이후 외국인이 현물뿐 아니라 선물까지 대거 팔아치우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옵션만기를 전후로 환율에 연계된 외국인 매도로 수급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신중한 매매를 당부했다.

9일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는 선물시장 순차익잔고(매수차익잔고-매도차익잔고)가 전일 기준 4조1480억원으로 평소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이탈할 경우 증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을 보면 최근 북핵 문제에 따른 지정학적인 위험 증가나 STX그룹 유동성 위기로 선·현물 가격차이인 베이시스가 약세로 돌아섰다"며 "이를 유발한 위험요인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매수차익잔고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도 존재한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1월 11일 달러당 1054.70원을 저점으로 꾸준히 올라 이날 1139.40원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8% 넘게 뛰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손실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단기자금운용을 목적으로 환위험에 노출돼 있던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상 밖 위험을 만난 셈"이라고 전했다.

현재 환율 변동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환차손 방어 차원에서 기존 설정 포지션 청산을 검토하기에 충분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안 연구원은 "베이시스뿐 아니라 원화가치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이 이번 옵션만기일을 기점으로 기존 매수차익잔고를 청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만 지수선물을 1만6000계약 이상 순매도한 외국인이 옵션만기 때 환매수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외국인은 선물시장뿐 아니라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연일 팔자에 나서며 최근 5거래일 만에 1조85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현·선물시장에서 동시에 외국인 매도편향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환매수가 실현된다면 가격 지표가 개선되면서 수급 안정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하지만 매도우위 속에 옵션 만기를 맞을 공산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도 "베이시스 약세 속에 매도 가능 물량은 최대 5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외국인 선물 포지션이나 이에 따른 베이시스 추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