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지난해 말 개봉해 3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26년’은 제작비를 공모 방식으로 마련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루면서 대기업 등 자금력 있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게 되자, 일반인의 소액 투자를 조금씩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는 영화뿐 아니라 창업 초기 기업들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 모집이 가능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올해 업무보고에서 6월까지 크라우드 펀딩제도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등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술 개발 등에 사용하는 방식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금융위는 창업 초기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공시의무도 완화해 줄 계획이다. 다만 투자자를 보호를 위해 자금 조달 및 투자 한도를 설정하는 등의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업이 가진 기술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적절한 금융 지원을 위한 기술평가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등은 기존 평가 시스템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는 우선 기술보증기금의 ‘융.복합 연구개발센터’를 종합적인 기술평가 정보 제공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은 기술·서비스 산업에 대해서 과거 재무제표 평가방식에서 탈피한 ‘지식자산 평가모형’을 적용한다.

또한 창업 초기 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코넥스 시장이 6월 말 개설되며, 최대주주 변경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등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인수합병(M&A)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투자와 투자자금 회수를 모두 쉽게 만들어 중소기업 투자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성장사다리펀드’(가칭)가 조성된다. 이 펀드는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와 비슷한 성격으로 중소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 지원이나 지적재산권 거래 촉진 등을 위해 사용된다.

더불어 중소기업 M&A를 위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지원도 늘어나며, 경영권 참여를 위한 사모펀드의 경우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짜닌증권 투자도 허용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1000억원 규모의 지식재산권펀드를 만들어 기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 번의 경영실패가 퇴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2금융권의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되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연대보증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신용회복 지원방안이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