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의 품질전략, 전동차 시장 통했다…인도서 1조 수주
2013-04-02 18:37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품질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 해외 판매를 극대화하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품질 전략’이 자동차에 이어 전동차 시장으로 이어지며 해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1조원 규모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은 오는 2017년까지 인도 델리 메트로 신규 7, 8호선에 투입될 전동차 636량을 납품하는 프로젝트다.
인도 단일 전동차 발주건 중 공급량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캐나다 봄바르디에와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세계 주요 전동차 업계들이 참여한 이번 수주전에서 현대로템은 전력소비효율 등에서 최고점을 받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며 단숨에 발주량 기준 점유율 60%를 달성하면서 인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특히 이 같은 성과는 정 회장의 품질혁신 주문 이후 이뤄진 체계적인 품질 및 기술력 향상 노력이 배경이 됐다.
지난 2011년 말 정 회장이 “제품 품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라”고 지시한 이후 현대로템은 품질담당 인력을 대폭 늘렸고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 인재풀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세계시장 점유율을 오는 2017년까지 ‘글로벌 빅5’ 진입이 가능한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0년 기준 세계 시장 규모가 70조원에 달하는 세계 철도차량 시장에서 현대로템의 철도사업을 현대·기아차처럼 글로벌 규모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해 홍콩과 인도 등 국내외에서 2조5000억 원을 웃도는 철도사업 수주 실적을 올린 바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시속 400km급 차세대 고속철 ‘해무’ 개발에도 참여해 성공적으로 시운전까지 마무리함에 따라 다양한 차종의 고속철 수출준비도 갖춰나가고 있다.
중남미, 유럽 등 새로운 시장에서 대규모 해외 고속철사업 수주에 나서는 동시에 현재 시험 운행 중인 트램, 자기부상열차 등의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철도 시스템 사업경험을 토대로 그룹사인 현대건설과 철도 토목건설 분야를 결합해 해외철도 턴키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철도차량 수출은 각국 정부의 국책사업이나 정부산하기관 발주 형태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현대·기아차의 인지도를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철도차량 기업으로서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