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헉! 충격!’ 이제 그만
2013-03-31 16:00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배우 ○○○ 과거 사진 헉! 누구?’ ‘나트륨 함량 음식 2위가 더 충격!’
포털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뉴스 제목이다.
궁금한 마음에 클릭해보면 정말 헉하고 놀랄만한 일은 아니며 충격을 받을만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웬만한 네티즌들은 알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런 단어들이 언론사들의 제목 장사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들의 제목 장사는 독자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면서 본격화됐다.
종이신문을 읽는 이들이 줄어들고 온라인에서의 뉴스 소비가 늘면서 자사의 사이트로 한 명이라도 더 유입시켜야 하기에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을 쓰는 것이다.
각종 언론사들의 기사가 모이는 포털 사이트에서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기 위해 제목은 더 자극적으로 변했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오래됐지만 이러한 관행은 여전하다.
기사의 질보다 제목에 의존하는 이러한 경향이 4월부터 바뀔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국내 포털 사이트 1위 네이버가 뉴스 제목이 아닌 언론사 이름이 담긴 아이콘을 나열하는 ‘뉴스스탠드’를 전면 시행하기 때문이다.
기사 제목이 아닌 언론사를 선택하고 전용 뷰어를 통해 해당 언론사가 편집한 화면으로 기사를 접하게 됐다.
언론사 이름을 보고 선택하기에 기존 언론사로의 집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네이버는 낚시성 제목을 방지하고 언론사의 편집 의도를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더 이상 ‘헉, 충격’이 담긴 제목이 아니라 기사의 질과 편집으로 독자에게 다가갈 것을 요구하며 공을 언론사에게 넘긴 것이다.
기사의 질이 뛰어난 이른바 ‘개념 기사’의 유통은 네티즌들이 이미 담당하고 있다.
좋은 내용의 기사를 자신의 블로그·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소개하며 공유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뉴스스탠드가 ‘헉, 충격’이 아닌 개념 기사 양산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